'고도를 기다리며' 신구 "내 힘 전부 토해낸다는 생각으로 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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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는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은 연극이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이제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못하겠다 싶어 과욕을 부렸습니다."
배우 신구는 9일 서울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출연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신구는 "고고는 내일은 고도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매일을 보낸다"며 "고도가 상징하는 것이 신이 됐든, 자유가 됐든, 그것을 간절히 기다리는 모습을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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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럭키' 연기 박정자 "배우는 성별 없어…저희는 자유롭다"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고도를 기다리며'는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은 연극이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이제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못하겠다 싶어 과욕을 부렸습니다."
배우 신구는 9일 서울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출연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다음 달 19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극계 대배우가 총출동한 무대로 캐스팅 공개부터 관심을 받았다.
신구,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등 배우들의 연기경력을 합치면 220여 년에 달한다. 87세의 고령인 신구가 두 달간 열리는 공연에 단일 배역으로 출연한다는 사실도 도전으로 여겨졌다.
신구는 "과연 무대에서 동선을 소화하고 많은 대사를 기억하는 게 가능할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며 "내 힘을 전부 토해낸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으로 1953년 파리에서 초연했다. 국내에서는 1969년 임영웅 연출이 작품을 처음 선보인 뒤 50년간 극단 산울림에서만 1천500회가량 무대에 오른 고전이다.
새로운 프로덕션을 이끄는 오경택 연출은 "임영웅 연출의 훌륭한 프로덕션을 보며 연출을 배웠기에 부담을 느낀다"면서도 "선생님들을 모시고 배우며 저 스스로 선택한 행복한 고통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숱하게 많은 무대에 오른 신구와 박근형은 물론 모든 배우들에게 '고도를 기다리며'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형은 "대학 연극학부 시절부터 한번 해봤으면 싶은 작품이었다"며 "출연에 대한 열망이 있었지만 맡지 못하고 지나쳐 왔는데 이번에 운 좋게 얻어걸렸다"고 했다.
작품은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라는 두 방랑자가 실체가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신구와 박근형이 각각 고도의 실체를 찾는 방랑자 고고와 디디로 호흡을 맞춘다.
신구는 "고고는 내일은 고도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매일을 보낸다"며 "고도가 상징하는 것이 신이 됐든, 자유가 됐든, 그것을 간절히 기다리는 모습을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형은 "디디라는 인물은 우리는 늘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함을 전한다"며 "디디 역은 제가 추구하는 연기와 달리 자유분방하게 표현해야 한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구와 연극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박근형은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누구 하나 반대되는 이야기를 꺼내는 일이 없다"며 "연출이 제시한 부분을 갖고 디테일한 부분을 맞춰가며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철과 박정자는 두 방랑자와 대화를 나누는 지주 포조와 그의 짐꾼 럭키 역으로 출연한다.
박정자가 맡은 럭키는 주로 남자 배우에게 돌아가는 역할이다. 국내 무대에서 여성 배우가 럭키를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박정자는 "작품 소식을 듣자마자 럭키 역을 맡겠다고 번쩍 손을 들었다"며 "배우는 남녀에 구별이 없다. 신구·박근형 선생님이 럭키를 못 하겠나, 여성 역할을 못 하겠나. 저희는 자유롭다"고 말했다.
김학철은 첫 연습 당시 박정자를 마주한 순간을 돌아보며 좌중의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첫 연습에서 박정자 선생님 목에 밧줄을 걸어야 했는데 송구한 마음에 90도 인사를 올렸다"며 "처음은 송구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선생님이 제 노예 같으시다. 거침없이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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