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B서 던진다" 대박 쳤던 그 악마의 자신, 한화 복귀 3년 뒤로 미뤄질까?

김태우 기자 2023. 11. 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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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류현진
▲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는 확정적이며, 적어도 올해 한화 복귀는 없을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캇 보라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수많은 스타들이 그의 고객이다. 고객의 장점을 최대한 어필하고 포장하는 능력, 그리고 시장 상황을 잘 읽는 능력, 여기에 벼랑 끝 전술을 마다하지 않는 배짱까지 두루 갖췄다.

그런 보라스에게 당한 몇몇 구단들은 아예 보라스 에이전시에 소속된 선수들을 꺼리는 경향까지 있다. 하지만 보라스는 당당하다. 어차피 그런 구단은 소수다. 다른 구단들과 협상하면 된다. 그리고 보라스는 대다수의 오프시즌에서 최종적인 승자가 됐다. 그의 고객들은 대박을 터뜨렸고, 그럴수록 보라스의 명성은 더 치솟고 있다.

보라스는 한국인 선수들과도 꽤 인연이 깊다. 박찬호를 대리했었고, 추신수도 10년 동안 함께 한 에이전트다. 그 다음이 류현진이었고, 그 다음이 최근의 이정후다. 단순히 눈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 있는 선수들의 가치를 극대화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낸 대표적인 에이전트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보라스와 함께 했다. 보라스에 대한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적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보라스는 “KBO리그 최고 투수라지만 류현진의 가치는 메이저리그에서 낮을 것”이라는 냉소 섞인 시선이 있을 때부터 류현진을 콕 점찍었다. 그리고 2013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대박을 쳤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 자격)를 수락하고, FA 재수를 선택한 뒤 2020년 시즌을 노리는 전략 또한 대성공을 거뒀다. 2018년 당시 류현진은 아직 어깨 부상에서 완벽하게 재기했다고 증명하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FA 시장에 나가면 어떤 대우를 받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대신 1800만 달러 수준의 연봉으로 실리를 얻고, 1년 동안 검증의 시간을 거쳤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보라스의 전략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그런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나고, 이제 다시 FA가 됐다. 4년 전과 지금이 같을 수는 없다. 당시 류현진은 전성기에 있을 때다. 나이도 4년 젊었다. 지금은 전성기보다는 아무래도 내려와 있다. 내년 37세인데 메이저리그에서도 나이가 많은 축이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올해 8월 복귀하기는 했지만 재기 여부를 확실히 판단하기에는 표본이 적은 측면이 있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보통 류현진이 1년 계약을 할 것으로 본다. 그 정도라면 위험부담을 줄이면서 베테랑 선발이 필요한 팀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 예상하는 것이다. 매체마다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연봉 1000만 달러 선이 기준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여기에 인센티브가 붙을 경우 실수령액은 더 많을 수도 있다.

▲ 팔꿈치 수술에도 돌아온 류현진은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 2012년 12월 류현진의 포스팅 계약 당시 스캇 보라스(왼쪽).

그런데 보라스는 이 전망 이상으로 자신이 있다. 보라스는 9일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가 열리는 장소에 나타나 기자 회견을 열었다. 수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여러 선수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중 류현진에 대해서는 “빅리그 팀들의 매우 상당한(very high volume)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그는 내년에 한국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뛸 것이다”고 호언 장담했다.

류현진은 10월 귀국 당시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친정팀 한화에서 하겠다는 생각 자체는 변함이 없고, 약속을 지킬 것이라 강조했다. 다만 국내 복귀 시점이 올해가 될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조금 더 뛰는 것을 선호했다. 힘든 팔꿈치 수술 과정까지 겪은 만큼, 힘이 닿는 데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뒤 한화 홈팬들과 마지막을 함께 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한화 복귀 조건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시액 수준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헐값이라면 힘든 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충분했다. 한화도 돈 보따리를 들고 준비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1000만 달러라면 한국에서 벌기 어려운 돈이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하는 류현진의 의지에도 부합하는 금액이다.

그런 상황에서 보라스의 호언장담은 예사롭지 않은 부분이 있다. 수많은 구단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 자연히 경쟁이 붙는다. 경쟁이 붙으면 1년이 아닌, 다년 계약을 제시하는 구단도 있을 수 있다. 이를 테면 2년이다. 혹은 1년을 제안하고, 1년은 옵션으로 두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자동으로 실행되는 옵션이 있을 수 있고, 또는 구단이나 선수 옵션을 가져가는 방법도 있다. 보라스는 이런 고난이도 방정식을 푸는 데 통달한 에이전트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한화 복귀는 2026년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

보라스가 공언한 만큼 적어도 올해는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없을 전망이다. 그리고 올해 계약에 따라 류현진의 한화 복귀 시점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FA 시장의 투수 대어들이 어느 정도 빠져 나가면 보라스가 취약 지점을 노려 류현진 세일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소간 시간이 걸릴 수는 있어도, 보라스는 지연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미 류현진을 포장할 만한 자료는 다 준비됐을 것이다. 류현진에게 만족스러운 계약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틈새를 찾아 선수를 세일즈하는 능력이 탁월한 스캇 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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