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딘딘 "여전히 노래하면 '재발견' 댓글···기분 좋다" [인터뷰]
가수 겸 방송인 딘딘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2013년 Mnet '쇼미더머니 2'에 출연해 '엄카'를 외치던 딘딘은 10년간 래퍼보다 방송인으로 더욱 친숙한 연예인이 됐다. KBS '1박 2일', SBS '세상에 이런 일이' 등 지상파 간판격 예능 프로그램부터 SBS 파워 FM '딘딘의 Music High' DJ로 활약하며 10주년을 맞은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아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슈퍼벨컴퍼니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딘딘은 "어떤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마스터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새롭다"며 "느낌 상으로는 3년 정도 한 것 같다. 어디 가서 명함 내밀 정도가 아니다"며 소회를 전했다.
딘딘을 세상에 알린 건 10년 전 '쇼미더머니 2'다. 그는 당시 '엄마 카드', 일명 '엄카'를 외치며 '플렉스'하는 철부지 소년으로 등장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음악 활동을 하나 싶더니 MBC '라디오 스타', '우리 결혼했어요' 등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능청스럽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숱한 예능에서 활약하던 그는 데뷔 5년 만인 2019년에는 '1박 2일 시즌 4'의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사실 어릴 때는 들어오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거 같아요.; 방송에도 이질감이 없었어요. 카메라가 나를 찍는 게 신기했죠. 하다 보니 방송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좋아졌던 거 같아요."
래퍼로 데뷔한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구 망가지는 걸 보며, 일부 힙합 신에서는 그를 깔보기도 했다. 일례로 한해가 '힙합의 민족'에서 디스 랩 중 언급한 '딘딘은 딘딘'이라는 가사가 그렇다. 다른 래퍼는 디스할 만한 이유를 드는데, 딘딘은 디스할 말도 없어 '딘딘은 딘딘'으로 끝내버린 맥락이다. 그러나 딘딘은 꼿꼿했다. 조롱의 밈이 된 그 말을 '딘딘은 딘딘'이라는 자신의 노래로 승화시켜버린 것.
"사실 저는 '딘딘은 딘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게 디스인지도 몰랐어요. 그저 재미있었죠.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열 받았어요. 하하. 지금은 제가 어디 행사에 가면 앙코르 곡으로 '딘딘은 딘딘'을 불러요. 관객이 '딘딘은 딘딘'을 외쳐줄 때마다 감동적이에요. 자기 이름을 트랙으로 낸 사람은 쌈디 형과 저 말고는 잘 모르겠거든요. 저는 결국 조롱을 음악으로 바꿨고, 해피 엔딩을 맞이한 거죠."
10년 간 다사다난한 연예계에서 딘딘을 지탱해온 것은 디스와 조롱을 노래로 승화시키고 '감동적이다'고 말할 수 있는 쿨함과 긍정적인 마인드인 셈이다. 딘딘은 일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20대 초~중반의 폭풍 같았던 시절을 회상했다.
"20대 초~중반은 자격지심 덩어리였어요. 자기 것이 정확히 없는 사람은 남의 것을 되게 탐내해요. 제가 그랬어요. '쇼미더머니 2' 나가서 연예인은 됐는데 뚜렷하게 뭐 하는 애인지도 모르겠고, 방송도 한다는데 기웃기웃거리기만 하고, 애매하다 보니 자격지심이 있었죠. 다른 래퍼를 보며 '나도 이런 노래를 하고 싶다' 질투하기도 하고요."
연예계 활동을 오래 하며 딘딘도 한 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그러자 변화는 곧바로 찾아왔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의 것을 확고히 하고, 남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여유였다.
"남들을 부러워 하기 보다는, 나만의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다름을 인정할 수 있게 됐어요. 그 이후로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남들이 잘 됐을 때 제가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있었고, '와 정말 어른 됐다'고 느꼈죠, 하하."
20대에는 음악 방송에 가면 온 대기실을 다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쉬는 날에도 타인과 부대끼는 걸 좋아했지만 지금의 딘딘은 다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늘었고, 딘딘은 이전보다는 다소 차분해진 자신을 받아들이려 노력 중이라고.
"아마 라디오 DJ를 시작하고 1년 정도 됐을 때였던 거 같아요. 제 MBTI가 ENFP에서 INFJ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때 한창 제가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을 때였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걸 줄이는 스스로를 보며 힘들었어요. 이 변화를 받아들이기까지 1년 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그래도 이 변화를 통해 확고해진 게, 이제 내가 편한 사람이 누군지는 확실하다는 거예요."
앞으로 가수이자 방송인인 딘딘의 목표는 '음악'이다. 10년 간 방송인으로 활약한 만큼 음악으로도 보여주고 싶은게 많다고. 그는 지난 6월 슈퍼벨컴퍼니로 이적한 뒤 '속는 중이야', '울었어' 등 두 달에 한 번 꼴로 신곡을 발매했다. 오는 18일에는 10주년 단독 콘서트를 열고 신곡 두 곡을 더 선보인다.
"한때는 작업할 때 두려움도 있었어요. 래퍼라고 데뷔해 놓고 방송을 더 많이 했고, 보여준 결과물도 없었으니까요. 사실 저는 어릴 때는 음악이 뒷전이긴 했던 거 같아요. 그렇지만 2019년부터는 음악과 방송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어요. 저는 이제 래퍼나 힙합보다는 가수 딘딘이라고 저를 소개해요. 그냥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어요."
음악인으로서 '예능인 딘딘'으로 유명세를 굳힌 데 아쉬움은 없을까. 딘딘은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방송으로 좋은 거 다 받아놓고 음악에서는 왜 안 알아주냐고 이야기 하는 건 굉장히 이기적인 생각인 거 같아요. 예전에야 대중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방송에 나오면 음원도 잘 된다고 했지만 지금은 리스너의 귀가 굉장히 높아졌어요. 음악은 음악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게 맞아요. 그래서 저는 꾸준히 좋은 음악을 발매하는 게 목표예요. 우연히 딘딘의 노래를 들었을 때 '원래 좋은 노래를 내는 사람이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요."
그가 지난 10년을 스스로 되돌아 봤을 때 가장 칭찬할 만한 성과도 '음악'을 놓지 않은 점이었다.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고, 아직도 즐겁다는 게 제일 감사한 일이에요. 재미있는 게, 데뷔한 지 10년 됐는데 아직도 제가 노래하는 모든 영상에 '딘딘의 재발견'이라는 댓글이 달려요. 조회수 터진 영상은 3~4,000만 회 정도 될 텐데, 그러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봤는데도 '재발견'이라는 거잖아요. 기분 좋은 일이에요. 제가 노래할 때 관객들이 되게 놀라거든요. 그런 표정에서 저는 인정 받음을 느끼고, '계속 음악해도 되겠구나'라는 확신을 얻어요. 앞으로도 계속 재발견 되고 싶어요."
한편 딘딘은 오는 18일 오후 7시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2023 딘딘 콘서트 '딘비테이션 : 더블 파티(Dinvitation:Double Party)'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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