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연우진 "친한 친구인 母와 늘 불화 있어 독립 원해…나 같은 아들 낳고파"[인터뷰③]
동고윤 역 연우진 인터뷰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배우 연우진이 독립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우진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 3일 공개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역)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실제 간호사 출신인 이라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극 중 연우진은 동고윤 역을 연기한다. 동고윤은 엉뚱한 성격의 항문외과 의사로 순수한 다은의 모습에 힐링을 받고 어느새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인물.
이날 연우진은 "저는 길지 않은 연기 생활을 통해 큰 사고 없이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연기자 연우진과 인간 연우진으로서의 분리를 잘 하면서 살고 있다. 저는 연기를 일로 그 자체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연기가 안 되면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몰입 해야 해', '난 메소드 연기를 해야 했는데'라면서 자책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과감하게 내가 못 한다는 걸 인정하고 내려놓았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은 정확하게 저의 사생활과 연기 생활이 구분돼 있다. 내가 가져가야 할 감정은 가져가고 버려야 할 감정은 버린다. 그게 지금까지 제가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이고,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동력이다. 그 중심에는 제 삶이 있다. 저는 정신적으로서 나름, 그나마 건강하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극 중에 나오는 것처럼 비슷한 감정을 느꼈냐고 물어본다면 유찬(장동윤 역)이 에피소드가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가장으로서 혹은 나름의 책임, 압박감을 갖는 스타일이긴 하다. 마흔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나를 더 돌봐야겠다'이다. 남을 더 생각했다 보니 진정으로 나를 위해서 할 수 있고,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다고는 생각이 들면서 공감이 되더라. 저는 오히려 독립하고 싶고, 혼자 살고 싶다. 대학 때 자취했지만, 지금은 가족들과 같이 산다. 지금은 나 자신을 위해서 늦었지만,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연우진은 "작년에 동생이 결혼했다. 지금 제 삶도 변화가 많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고, 혼자만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끝나고 혼자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 거창한 계획이 또 있었는데 실행하지는 못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나만을 위한, 또 다른 챕터 2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가정을 꾸리고 싶긴 하다. 어떻게 보면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게 저의 궁극적인 목표일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건 작은 목표"라고 말했다.
연우진은 "솔직히 연기를 위해 어떻게 해야겠다는 거창한 계획보다 순수하게 내 일, 꿈을 실현 시켜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위해 연기를 책임감 있게 하려고 한다. 가정을 꾸리고 싶긴 하다.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것에서 항상 나아가지만, 정해진 시간은 알 수 없다. 얼마 안 남을 수도 있고 많이 남았을 수도 있다. 지금 혼자만의 시간이 있을 때 '혹시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오히려 저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또한 "진짜 독립하고 싶다. 늘 어머니와 불화가 있다. 어머니는 가장 친한 친구다. 연우진이라고 하면 대외적으로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가족한테는 그러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가끔 제가 느끼는 건 아들 이상으로 참견하는 부분도 있다. 엄마한테 가스라이팅을 할 수 있겠다 싶더라. 적절한 시기에 독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다 보니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걸 느끼고 있다. 자식이 있어야 할 나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소녀 같으시다. 저는 어머니랑 쇼핑도 같이 하고 드라이브도 가고, 골프도 친다. 지금 이렇게 한탄하고 있지만, (저는 어머니에게) 좋은 아들이다. 저는 저 같은 아들 낳고 싶다. 저는 좋은 아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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