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이슈'에도 김민재 FT 출전→아쉬운 팀 내 '최저' 평점...뮌헨, 갈라타사라이 2-1 잡고 '16강' 확정
[포포투=한유철]
김민재가 풀타임에 나섰지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에 2-1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뮌헨은 조별리그 4전 전승을 기록해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프리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한 뮌헨. 이번 시즌에도 순항 중이다. 리그 10경기에서 무패 행진(8승 2무)을 이어가며 '1위' 바이어 레버쿠젠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다. 레버쿠젠의 기세가 대단하긴 하지만, 남은 일정을 고려했을 때 순위를 역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름 이적시장 때 활발한 보강을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입생보다 이탈한 선수들이 더 많았기에 뎁스는 더욱 얇아졌다. 하지만 확실한 선수를 데려옮으로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해리 케인이다. 잉글랜드에서 '레전드'가 된 케인. 프리미어리그(PL) 역대 득점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우승'이라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여름 이적을 단행했다. 토트넘 훗스퍼의 핵심 선수였기에 협상은 다소 난항을 겪었지만, 뮌헨은 끈질긴 태도를 유지하며 다니엘 레비 회장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뮌헨에 온 케인은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아니 핵심이 됐다. 개막전부터 1골 1어시스트를 넣은 그는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선 멀티골을 터뜨렸다.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3라운드 경기에선 침묵했지만, 이후 쉴 새 없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보훔과의 5라운드에선 해트트릭을 포함 무려 5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다름슈타트와 도르트문트전에선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놀라운 득점력이었다. 극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슈투트가르트의 세루 기라시와 격차가 두 배나 벌어졌기에 이번 시즌엔 득점왕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현재 그는 리그 15골로 득점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그의 존재감이 가장 잘 드러난 경기가 도르트문트전이었다. 데어 클라시커로 불리는 분데스리가 최대 더비. 전적 상으로는 뮌헨이 앞서 있었지만, 두 팀의 맞대결은 분데스리가의 흥행 보증 수표다.
그 경기에서 케인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도르트문트 홈이었기에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고 실제로 경기도 치열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뮌헨은 전반 4분 다요 우파메카노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고 전반 9분엔 케인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기를 굳혔다. 케인의 득점 행진은 후반전에도 멈추지 않았다. 후반 27분엔 킹슬리 코망의 어시스트를 받아 멀티골을 기록했고 후반 추가시간엔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로써 케인은 수없이 많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영국 공영방송 'BBC'는 현재까지 케인의 활약을 요약해서 정리하기도 했다. 우선 데어 클라시커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는 케인이 유일하다. 또한 그는 3골만 더 넣으면 잉글랜드 출신 한정, 분데스리가 단일 시즌 최다 득점자가 된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첫 10경기에서 15골을 넣은 선수는 케인 외에 1968-69시즌 게르트 뮐러가 유일하다. 또한 그는 이미 지난 시즌 뮌헨 최다 득점자인 세르쥬 그나브리의 기록을 넘어섰으며 이번 시즌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뮌헨의 기세는 유럽 대항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UCL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갈라타사라이, 코펜하겐과 한 조가 된 뮌헨은 무난하게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됐다. 실제로도 그렇다. 1차전에서 맨유를 만난 뮌헨은 무려 4골을 터뜨리며 4-3 승리를 기록했고 코펜하겐과의 2차전에선 힘든 싸움이었지만 2-1 승리를 따냈다. 갈라타사라이와의 3차전에서도 3-1 승리를 따내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4차전에선 갈라타사라이를 홈으로 불러 들인다. 월등히 앞서 있지만, 뮌헨은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뮌헨과 갈라타사라이의 승점 차는 5점.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두 팀의 승점 차는 2점으로 좁혀진다. 또한 이 경기에서 뮌헨이 이긴다면,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뮌헨 입장에선, 빨리 16강행을 확정 짓고 향후 일정을 널널하게 진행하는 것이 낫다.
물론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지난 3차전에선 승리를 하긴 했지만, 쉽지 않았다. 갈라타사라이는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무려 20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점유율도 51.9%로 뮌헨보다 앞섰다. 마우로 이카르디의 움직임은 날카로웠고 맨유전을 통해 유럽 전역의 관심을 받게 된 아크튀르콜루 역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갈라타사라이는 최근 좋은 흐름도 이어가고 있다. '후스코어드' 기준, 최근 6경기에서 무려 5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유일한 패배가 뮌헨에 당한 패배. 이후엔 리그에서 2연승을 따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16강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 경기에서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에서 핵심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개막전부터 붙박이 주전으로서 나서고 있으며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와의 경쟁 체제에서 우위를 점했다. 매 경기 안정적인 경기력과 뛰어난 빌드업 능력으로 뮌헨 수비의 중심이 됐다.
마인츠전에선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시도한 102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한 선수가 100번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한 일. 이는 유럽 5대 리그에서 18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종전 기록은 2022년 2월에 나왔다. 당시 맨시티 소속이었던 아이메릭 라포르트는 110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도르트문트전에서도 김민재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소파 스코어' 기준, 당시 김민재는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고 클리어 6회, 블록 2회, 태클 3회 등을 기록해 도르트문트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패스 성공률은 91%였으며 지상 경합은 3회, 제공권 경합에선 모두 승리했다.
최근엔 발롱도르 22위에까지 올랐다. 지난달 발롱도르는 공식 SNS를 통해 발롱도르 순위를 공개했다. 30위부터 한 명 씩 차례대로 그 순위를 공개했으며 마르틴 외데가르드, 랑달 콜로 무아니, 니콜로 바렐라 등이 순서대로 언급됐다.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는 전체 22위에 올랐다. 이는 후벵 디아스와 요슈코 그바르디올보다 높은 순위로 전체 센터백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국내에서 발롱도르에 지명된 선수는 단 4명 뿐이다. 설기현과 박지성, 손흥민과 김민재. 이중 투표를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었으며 2회 이상 후보에 선정된 것 역시 손흥민이 유일하다. 아시아 선수로서 발롱도르 최고 순위는 손흥민이 기록한 11위다. 김민재는 이번 시상식에서 22위에 오르며 손흥민의 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수비수라는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엄청난 성과였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에 등극하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국은 지난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AFC 올해의 국제 선수상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연맹은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올해의 국제 선수 선수상을 수상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경기 리뷰]
맞대결을 앞두고 두 팀이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케인, 사네, 무시알라, 코망, 키미히, 고레츠카, 데이비스, 김민재, 우파메카노, 마즈라위가 선발로 나왔고 노이어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갈라타사라이 역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이카르디, 자하, 아크튀르콜루, 지예흐, 토레이라, 아이한, 타센데, 바르닥치, 산체스, 부이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무슬레라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뮌헨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5분 데이비스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슬레라가 막아냈다. 뮌헨이 기세를 이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선 우파메카노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뮌헨이 계속해서 득점을 노렸다. 전반 22분 코망의 패스를 받은 사네가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28분엔 코망의 패스를 받은 무슬레라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아쉽게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뮌헨이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0분 고레츠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사네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갈라타사라이도 늦은 시간에 반격에 나섰다. 전반 43분 지예흐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카르디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노이어가 막아냈다. 이후에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첫 슈팅은 뮌헨이 가져갔다. 후반 7분 키미히의 크로스를 받은 우파메카노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곧바로 공격을 이어나갔고 코망의 크로스를 고레츠카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이 역시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뮌헨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8분 고레츠카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에 맞고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뮌헨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12분 키미히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갈라타사라이도 간헐적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후반 16분 아크튀르콜루의 크로스를 받은 일마즈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향했다. 위기를 넘긴 뮌헨이 다시 한 번 찬스를 잡았다. 후반 23분 사네의 패스를 받은 코망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경기 막바지, 뮌헨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35분 키미히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갈라타사라이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비디오 판독(VAR)이 진행됐지만,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기세를 이어 뮌헨이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41분 텔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기록했다. 갈라타사라이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올리베이라의 침투 패스를 받은 바캄부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만회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간은 너무 늦었고 경기는 그대로 뮌헨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예상대로 경기는 뮌헨이 압도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62%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슈팅 횟수는 16회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한 만큼, 이기지 못했다면 억울했을 경기였다.
'혹사 논란'이 떠오른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꾸준히 팀 내 평점 상위권에 머물렀던 지난날과 달리 이번엔 최저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김민재는 클리어 4회, 인터셉트 1회, 태클 1회, 패스 성공률 93% 등을 기록했지만 실점 장면에선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바캄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펑점 6.7을 받았고 이는 사네와 함께 팀 내 최저 평점이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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