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탈락할 것" 스콜스의 예언, 현실이 되나...코펜하겐 참사→50년 만 최악→꼴찌 추락
[OSEN=고성환 기자]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펜하겐 원정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코펜하겐에 3-4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3(1승 3패)에 머무르면서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반면 첫 승을 거둔 코펜하겐은 승점 4(1승 1무 2패)로 갈라타라사라이를 골득실에서 제치고 조 2위가 됐다.
조별리그 탈락의 그림자가 드리운 맨유다. 같은 시각 열린 경기에서 뮌헨은 갈라타사라이를 2-1로 꺾고 조 1위를 확정 지었다. 이젠 맨유와 코펜하겐, 갈라타사라이 3팀이 남은 16강 진출 티켓 하나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갈라타사라이 원정과 뮌헨전이 남은 맨유가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날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라스무스 회이룬,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브루노 페르난데스-마커스 래시포드, 크리스티안 에릭센-스콧 맥토미니, 디오구 달롯-조니 에반스-해리 매과이어-아론 완비사카, 안드레 오나나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시작은 좋았다. 맨유는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박스 오른쪽으로 파고든 맥토미니가 골문 앞으로 낮고 빠른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회이룬이 왼발만 갖다 대며 가볍게 마무리했다.
회이룬이 멀티골을 터트렸다. 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박스 왼쪽까지 전진한 가르나초가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맞고 흐른 공을 회이룬이 빈 골문에 밀어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래시포드가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전반 39분 공을 지키려다가 상대 발목을 위험하게 밟았다. 결국 비디오 판독(VAR) 끝에 다이렉트 퇴장이 선언됐다.
수적 열세에 처한 맨유는 크게 흔들렸다. 전반을 채 버티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코펜하겐은 전반 45분 모하메드 엘류누시의 골로 추격을 시작했고, 추가시간 매과이어의 핸드볼 반칙으로 선언된 페널티킥을 디오구 곤살베스가 마무리하며 2-2까지 따라잡았다.
맨유도 저력을 발휘했다. 후반 23분 매과이어가 상대 수비의 핸드볼 반칙을 유도하면서 이번엔 맨유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주장 브루노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맨유가 다시 3-2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코펜하겐이었다. 코펜하겐은 후반 37분 루카스 레라허의 골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해서 파상공세를 펼쳤다.
기어코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맨유의 실수가 시발점이었다. 코펜하겐은 후반 42분 바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높은 지역에서 공을 뺏어냈지만, 오나나의 크로스 차단과 빗맞은 슈팅으로 기회를 놓치는가 싶었다. 그러나 옆으로 흘러 나가는 공을 포기하지 않고 살려낸 뒤 다시 공격을 펼쳤다.
그리고 극적인 골이 나왔다. 루니 바르다지가 박스 안에서 맨유 수비 맞고 흐른 공을 날카로운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4-3 대역전극을 완성하는 극장골이었다.
맨유는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고자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매과이어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도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말았다. 결국 총 7골이 터진 난타전은 맨유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맨유 선배 폴 스콜스의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됐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코펜하겐 원정이 두렵다고 인정했다.
스콜스는 "맨유는 큰 곤경에 처해 있다"라며 "만약 나보고 내기를 하라고 하면, 맨유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데 걸겠다. 그들은 작년에도 원정에서 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세비야전을 생각해 봐라. 정말 멋지고 적대적인 분위기였다. 맨유로서는 감당할 수 없었고,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펜하겐이 뛰어난 팀은 아니지만, 조직적인 팀이다. 코펜하겐 원정이 걱정된다. 그 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성격과 싸움꾼이 맨유에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맨유는 스콜스 말대로 버텨내지 못했다. 물론 래시포드의 퇴장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막판 실점 장면만 봐도 집중력과 투지에서도 밀리는 모습이었다. 많은 이들과 달리 맨유의 패배를 우려했던 스콜스의 발언은 예언이 됐다.
다만 스콜스는 패배 후에도 경질설에 휩싸인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지지를 보냈다. 그는 "텐 하흐 감독과 계속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늘 밤 꽤 운이 나빴다. 앞으로는 코펜하겐보다 강팀을 만나겠지만, 그들이 오늘 밤 약간 싸움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단지 약간 리더십이 부족했을 뿐이다. 만약 카세미루가 있었더라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맨유는 불명예 기록을 여럿 세웠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맨유는 2003-2004시즌 기록을 수집한 이후 처음으로 UCL 조별리그 첫 4경기에서 모두 페널티킥을 내준 최초의 팀이 됐다. 또한 50년 만에 첫 17경기 중 9경기에서 패했고, 클럽 역사상 최초로 2골 차 이상 리드하던 UCL 경기에서 역전당하고 말았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