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물가·고금리 지속에 내년 성장률 2.2%로 하향…"완만한 회복"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2023. 11. 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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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올해 GDP 성장률도 1.4%로 0.1%p 낮춰
내년 물가상승률은 2.6%, 취업자 증가폭은 21만명으로 전망
"물가안정 위한 긴축 기조 유지하면서 경제전반 구조개혁 통해 역동성 강화해야"
KDI 2024년 경제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하향 조정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DI는 9일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의 1.5%보다 0.1%p 낮아진 수치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3%보다 0.1%p 낮아진 2.2%를 제시했다.

그간 국내외 전문기관들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던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 상황의 장기화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1월 3.50%로 높아진 이후 현재까지 같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5.50%로 한국 기준금리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데다, 지난 7월 2.3%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는 3.8%까지 다시 반등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이다.

KDI는 당초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80달러 안팎, 내년에는 75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85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다. 

KDI는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올해와 내년 모두 기존보다 0.1%p 높아진 3.6%와 2.6%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8월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고금리 기조가 조금 장기화되고 시장금리도 많이 올라갔다"며 "우리 경제 회복세를 조금 더 늦추는 그런 상황이 올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에 성장률을 조금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KDI는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억제를 위한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소비 증가세는 축소되고, 건설투자 또한 크게 둔화되겠지만, 수출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550억9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3개월 만에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고, 석유제품과 선박,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는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DI는 민간소비는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올해 1.9%와 비슷한 1.8%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고금리의 영향으로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수출 회복과 올해 0.2%에 그친 기저효과로 인해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한 건설수주 위축으로 인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증가세 둔화로 인해 취업자 수는 올해 32만명보다 줄어든 21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실업률은 올해 2.7%에서 3.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산돼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중국의 부동산경기가 더 악화되는 등 대외 요인의 파급력이 커질 경우에는 경제 회복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거시경제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해 당분간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며,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추진해 역동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인구 문제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쉽진 않지만 경제구조 개혁을 해서 잠재성장률 자체를 올리는 것은 상당한 의미 있는 노력이다. 그 결과가 한두 해 만에 나오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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