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韓 성장률 1.5→1.4% 하향…내년 성장률 2.2% 전망

이신혜 기자 2023. 11. 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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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서 1.4%로 하향 조정
내년도 전망치는 2.2% 예상, 정부 전망(2.4%)보다 낮아
내수 둔화로 고용시장 얼어붙을 위험 존재
수출 회복세지만 대외불확실성 상존 등 위험요인 존재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낮춘 1.4%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들어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내수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경제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주요 경제 전망 기관 중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KDI의 전망치는 이번 조정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1.4%)와 동일해졌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은 2.2%로 전망했다. 내년도 전망치는 정부 전망(2.4%)보다는 낮고,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과 동일한 수준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2%로 내다봤다. 사진은 지난 6월 오후 여의도 증권가 인근 모습. /연합뉴스

KDI는 9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지난 8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하반기 들어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내수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민간 소비 증가세를 기존 전망(2.5%)보다 낮은 1.9%로 낮춰 잡았다. 고금리 장기화와 유가 상승이 소비 여력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다.

총수출은 올해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기존 전망(1.4%)보다 높였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기존 8월에 봤던 것보다 견고한 회복세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상반기 35억달러 적자를 보였지만 하반기 280억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연간으로 245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2.2%로 당초 전망치(2.3%)보다 0.1%p 낮춰 잡았다. 내년에도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내수 둔화가 예상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내수 소비 부문으로 인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면서도 “총수출이 전분기(0.3%)보다 크게 확대된 3.2%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수출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하향 조정 수위를 0.1%로 근소하게 조정했다”고 말했다.

천소라 KDI 전망총괄(왼쪽)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소비 부진은 지속…내수 증가 둔화로 고용시장도 ‘찬 바람’

내수 증가세 둔화에 따라 취업자 수는 2023년(32만명)보다 축소된 21만명이 증가하고, 실업률(2.7%→3.0%)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출생률 감소로 인한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따라 취업자 수의 감소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KDI는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로 한국의 성장잠재력이 점차 약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제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진입장벽 완화, 교육제도 개편 등 전반적인 구조개혁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는 내수 증가세 둔화로 인해 2023년(3.6%)보다 낮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근원물가도 수요 둔화의 영향이 점차 반영되며 2023년(3.5%)보다 낮은 2.4%대를 예상했다. 다만 여전히 물가안정목표(2%)를 상당 폭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건설투자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주택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상황에서 내년도 주택건설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봤다. KDI는 내년도 건설투자가 마이너스(-1%)로 돌아서며 상당 부분 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일부 반등하더라도 마이너스 기조를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KDI는 내년도 건설투자가 마이너스(-1%)로 돌아서며 상당히 많이 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올해 2월 한 건설현장의 모습. /뉴스1

◇재정건정성 관리 필요…재정·통화·금융 ‘트리플 관리’해야

KDI는 급속한 고령화 기조로 인한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 인구가 급증해 중장기적으로 재전건전성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KDI는 의무지출을 포함한 전반적인 재정지출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실장은 “출생률 등 장기적으로 볼 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제도가 유지될 경우 의무지출까지도 조정해야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지방재정 조정 등을 일례로 말씀드렸지만, 코로나 시기와 비교해서 지원금 등은 줄어들어야 할 것이고, 모든 경제주체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책임도 강조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기 책임성을 강화하고 부실이 누적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금융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재무위험 관리에 실패한 금융기관 및 기업을 구제하는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 만큼, 부실자산의 단계적 정리를 유도해 금융기관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손실 대응능력을 지속 점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물가안정목표(2%)에 도달할 때까지는 현재의 긴축기조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정 실장은 “소비자물가가 2%대를 목표치로 하고 있는데 내년도 2% 초반까지 물가가 떨어진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 기조 변화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인한 물가 관리도 필요하다고 봤다. KDI는 국제유가가 올해에는 80달러 내외, 내년에는 75달러 내외 수준으로 될 것으로 8월에 전망했지만, 급작스러운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변수가 됐다고 밝혔다. KDI는 “국제유가가 올해와 내년 모두 80달러 내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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