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소방관 호명에 울먹인 유족… 尹 “용기 있는 소방관 있어 안전”

■ ‘소방의날’기념식서 감사 인사
지역소방지휘관직급 대폭 상향
AI로 긴급출동 先순위 분석 등
처우개선·첨단시스템구축 약속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용기 있는 소방관을 가진 나라가 바로 안전한 나라이고, 소방관이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명 구조 도중 순직한 소방관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지역의 소방지휘관 직급을 경찰관 수준으로 대폭 상향해 재난 현장에서의 지휘권이 확립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소방의 날 기념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이태원 참사’ 추모 기간과 겹쳐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헌신하신 순직 소방공무원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순직 소방관의 이름을 한 명씩 열거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월,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 화재 현장의 그 재난에 생명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다 헌신하신 고 이형석 소방경, 고 박수동 소방장, 고 조우찬 소방교, 올해 3월, 주택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자 화염 속으로 뛰어든 고 성공일 소방교를 추모하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말에 기념식장은 엄숙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어 소방관들의 활약을 일일이 짚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은 지난해,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 현장 130여만 곳에 출동했고, 11만 명이 넘는 국민을 구조했으며 300만 건의 응급환자 구급 조치로 210만 명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냈다”며 “튀르키예 지진 구호 현장과 캐나다 산불 현장에서 보여준 헌신과 국제 연대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청년들이 소방관이 서로 되려고 하는 것은 여러분이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저는 지금까지 늘 제복 입은 공무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강조했다”며 소방관에 대한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소방 조직이 세계 최고의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로 긴급출동의 우선순위를 자동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소방시스템을 구축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동식 소화 수조 확대, 소방 로봇 보급도 약속했다. 또 “소방대원이 입은 화상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할 수 있도록 국립 소방병원과 소방 심신 수련원 건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께서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안전만을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