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韓성장률 2.3%→2.2% 하향…물가상승률은 2.6%
[파이낸셜뉴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모두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1.4%로, 내년은 2.3%에서 2.2%로 각각 0.1%p 낮췄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와 내년 모두 상향 조정했다.
고금리가 경제 전방을 짓누르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그 여파는 올해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내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취업자 수 역시 올해보다 11만명이나 축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같은 내수 부진에도 반도체 수출은 회복세를 타 내년 우리 수출 상황은 크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9일 '2023년 하반기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내놨던 1.5% 전망에서 0.1%p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3%에서 2.2%로 0.1%p 내렸다. 상반기 2.3%, 하반기 2.0%로 내년에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모두 올려잡았다. 당초 올해 물가상승률을 3.5%로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3.6%로 0.1%p 올렸다. 내년 물가 상승률 역시 기존보다 0.1%p 높인 2.6%로 예상했다.
내년 취업자 수도 올해 32만명보다 11만명 축소된 21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모두 낮춘 것은 크게 고금리과 고유가에 따른 영향이다. 예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우리 수출은 올해보다 내년에 나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KDI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고금리 정책의 결과로 소비 증가세가 소폭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향후 우리 경제는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겠으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고금리 여파로 내년 민간소비는 상품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와 유사한 1.8%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률을 상향조정한 것은 고유가에 따른 영향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중동 불안으로 100달러 유가 전망까지 나온 상황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유가의 경우 (8월 전망과 비교해) 저희가 애초 올해 80달러 내외 내년 70달러 내외 전제를 했지만 전제를 바꿔서 올해와 내년 모두 85달러 내외를 전제했다"며 "유가 전제가 모두 상향 조정되면서 물가 상승률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2024년에도 고금리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 하방 압력이 여전히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반도체 부분에서 경기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아주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로 수렴할 수 있도록 현재의 긴축적인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미국, 유로존처럼 강한 정도의 통화긴축이 요구되지는 않는다는게 KDI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3.5% 기준금리 수준을 당장 변동시킬 필요성은 크지 않다"며 "근원물가는 계속 하락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긴축을 더 강화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미국, 유로존 정도로까지 기준금리를 높게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정건정성 강화도 제언했다. KDI는 "2024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이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인 2.8%로 편성됐으나 총수입 증가율은 -2.2%로 예상됨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 수준이 2023년보다 확대될 것"이라며 "의무지출을 포함한 전반적인 재정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 정책과 관련해서는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건전성 관리를 위해 DSR 규제의 예외 조항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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