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벤처투자 전년비 24%↑ "만기도래 펀드 영향…회복은 일러"

김태현 기자 2023. 11.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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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누적 투자액은 전년비 25% 줄어든 상태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올해 3분기 벤처투자액이 약 3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벤처투자액은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밑돌고 신규 벤처펀드 결성 역시 부진해 완전한 투자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9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발표했다. 창업투자회사(창투사)와 신기술금융사업자(신기사)의 투자실적을 합산했다.
3Q 반짝 회복…"만기 도래 앞둔 벤처펀드 효과"
올해 3분기 벤처투자액은 3조19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늘었다. 올 들어 처음으로 분기 기준 벤처투자액이 전년동기 대비 개선됐다.

올해 1분기 1조7822억원이었던 벤처투자액은 2분기 2조7091억원, 3분기 3조1961억원으로 조금씩 늘었다. 중기부는 "상반기에 나타났던 벤처투자 회복세도 하반기로 갈수록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창투사(신기사 제외)의 월별 투자실적도 1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개선됐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벤처투자액은 7조687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건수는 지난해 5857건에서 5072건으로 줄었다. 기업당 투자유치 금액도 32억2000만원에서 25억9000만원으로 6억3000만원 감소했다.

이 기간 업종별로는 게임 분야가 50.4%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다. 벤처투자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ICT서비스는 48% 줄었다. 피투자기업 업력별로는 3~7년 중기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액이 가장 큰 폭(-42.5%)으로 줄었다.

중기부는 이와 관련 "유동성 확대 등으로 투자가 이례적으로 급등했던 2021년 1~3분기(10조9000억원), 2022년 1~3분기(10조2000억원)보다는 적지만 2020년 연간 실적(8조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2021~2022년을 제외한다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벤처펀드 결성 부진…"외부 변수에 흔들리는 출자"
벤처투자 업계는 회복세를 장담하기엔 이르다는 시각이다.

한 벤처캐피탈(VC) 대표는 "2021~2022년 결성됐던 벤처펀드들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를 소극적이었던 벤처펀드들도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올해 3분기 벤처투자가 몰린 영향이 있다. 드라이파우더(미투자된 자금)가 소진되고 나면 시장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진한 벤처펀드 결성 흐름 역시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결성된 벤처펀드는 모두 609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개가 줄었다. 총 벤처펀드 결성금액은 8조4482억원으로 33.6% 줄었다. 벤처펀드당 결성금액 역시 2022년 1~3분기 179억원에서 2023년 1~3분기 139억원으로 40억원 줄었다. 펀드 수는 물론 규모까지 줄었다.

한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신규 벤처펀드 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스라엘 전쟁까지 대외변수가 지속되면서 기존에 벤처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기관 출자자(LP)들도 출자에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력별로는 7년 초과 기업, 즉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3분기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액은 3조60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 줄어드는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이 서서히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흐름이 개선된 모습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탈(CVC)과 협력을 강화해 우리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돕고, 스타트업코리아펀드 및 민간 벤처모펀드와 같은 벤처투자 가용재원을 두텁게 마련하는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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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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