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르헨티나 대선에 소환된 BTS···"머리 염색이 이상하다"?
우리나라는 2024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벌써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는데 아르헨티나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2등과의 득표율 차이가 아무리 작더라도 1등이 바로 대통령이 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아르헨티나는 45% 이상 득표를 하거나 1등이 2등과 10% 이상 차이가 나지 않으면 1등과 2등이 다시 투표를 하는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되어 있는데요, 그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갑자기 'BTS'가 소환되기도 했는데요, 2위 밀레이 후보의 러닝메이트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가 3년 전 "BTS 그룹명이 이상하다, 머리 염색한 게 이상하다"고 SNS에 올린 글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아르헨티나의 BTS 팬클럽에서는 "BTS가 전하는 메시지는 언제나 자신과 다른 모든 이에 대한 존중이었다"며 "BTS를 향한 혐오적인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언급을 규탄한다"고 비판을 하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황진이 대구MBC 통신원에게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 뉴스 현지 통신원 통해 직접 듣습니다. 월드 리포트, 오늘은 아르헨티나고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계시는 황진이 통신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올라! 안녕하십니까?
Q.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소식, 지난번에도 들었는데 10월 22일에 치러졌습니다. 어떻게 됐습니까?
A. 네, 그렇습니다. 2명의 후보가 접전을 펼쳤는데요. 1위는 현직 경제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후보입니다. 36.78%를 기록했고요. 그 뒤를 바짝 쫓는 후보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입니다. 29.99%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당선이 되었느냐? 아닙니다. 11월 19일 마사와 밀레이 후보 간 최종 결선투표가 진행될 것입니다. 이렇게 선거를 다시 하는 이유는 아르헨티나의 선거법 때문인데요. 아르헨티나는 1차 대통령 선거에서 45% 이상 지지를 얻거나 40% 이상의 지지를 받고 2위와 격차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당선이 확정됩니다. 이번 10월 선거에서는 여기에 해당하는 후보가 없었기 때문에 결선투표가 다시 진행되게 됩니다.
Q. 11월에 결선투표가 다시 진행되는데 1위 후보가 어쨌든 세르히오 마사 후보, 그리고 10%도 안 나게 따라가는 2위 후보가 밀레이 후보인데, 노선이나 정책이 많이 다르죠?
A. 네, 그렇습니다. 먼저 현 경제장관인 마사 후보는 기본적으로 페로니즘, 소위 말해 퍼주는 정책의 경향이 강합니다. 그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득세를 감면하고 연금 생활자에게 100달러 수준의 페소 보너스를 준다는 공약을 내는가 하면 빈곤층 동네에 냉장고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완전 반대 노선에 있는데요. 일단 정부 지출을 줄이자, 공공 보조금을 줄이자, 페소화를 달러로 바꾸자, 문화부·교육부·환경부·여성부를 폐쇄하자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매우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해 왔는데요. 다만 최근 11월 선거를 앞두고 보다 온건한 변화를 추구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Q. 결선투표가 임박했는데 아르헨티나의 지금 상황도 중요할 것 같아요. 후보 대통령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어떻습니까?
A. 많이 어렵습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이 연 138%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환율도 폭등하고 있고요. 이에 대해 현 정권의 실패다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시민들이 여전히 현 경제부 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후보에게 투표를 했고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아주 그만큼 아르헨티나가 포퓰리즘 정치 문화가 깊게 박힌 나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세르히오 마사 후보도 현 정권과 선 긋기를 하며 현 정권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Q. 결선투표 날이 언제라고요?
A. 11월 19일입니다.
Q. 그런데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 BTS가 소환이 됐는데 논쟁거리가 있다면서요?
A.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BTS 논쟁이 이번 선거의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현지 방송들도 해당 소식을 다뤘는데요. 이 논란을 일으킨 주범은 밀레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입니다.
그녀가 3년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뒤늦게 소환된 것인데요. 비야루엘 후보는 "BTS 그룹명이 뭐 이상하다, 머리 염색한 게 이상하다" 등 적절치 못한 언행을 한 바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BTS 팬클럽은 비야루엘 후보의 BTS를 향한 혐오적인 언급을 규탄한다고 공동 성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Q. 어쨌든 이게 대선에 미칠 영향력도 꽤 있는 겁니까?
A. 아미, BTS 팬분들이 아주 힘이 센, 강하다는 것은 모든 분이 아시다시피···
Q. 아르헨티나도?
A. 아무래도 좀 영향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Q. 예, 아무튼 결과는 곧 나오겠네요. 지켜보겠습니다.
아르헨티나 하면 또 축구인데 최근에 또 전역을 뒤흔든 축구 소식이 있었다면서요?
A. 네, 그렇습니다. 11월 4일 남미 최고 축구팀을 가리는 결승전이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맞붙었는데요. 체감상 거의 카타르 월드컵 대회 열기가 다시 재현된 것 같았습니다. 경기가 토요일에 진행되었는데요, 이 시각 거리는 텅텅 비었을 정도입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는 보카 주니어스, 브라질 대표팀은 플루미넨시가 결승까지 올라갔는데요. 이 보카 주니어스팀은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 중에서 하나고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배출한 클럽입니다. 그러니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관심도 어마어마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과적으로 2 대 1로 패배했습니다.
Q. 그날 토요일 거리가 어수선했는데 좀 지면서 아르헨티나 국민들도 허탈하기까지 했겠습니다. 그런데 또 좀 위안이 될 만한 축구 소식이 하나 더 있네요. 아르헨티나의 자랑인 메시, 발롱도르 수상입니다.
A. 네, 그렇습니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졌지만 메시 덕분에 아르헨티나의 축구 자부심은 여전히 높은데요. 이번에 메시가 여덟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깼습니다. 발롱도르는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상으로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집니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김민재 선수가 22위에 자리했다고 합니다.
Q. 그렇군요. 축구 소식은 여기까지 하고.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지금 황진이 씨가 거주하고 계신 곳이기도 하잖아요? 최근에 거기에 스파이더맨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들었다고 하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 겁니까?
A.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한 천 명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모였는데요. 한 곳에 스파이더맨 많이 모이기 기네스북 기록을 깨기 위한 행사였다고 합니다. 기존 기록은 올 6월 말레이시아에서 모인 685명이라고 하네요.
가만 보면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카타르 월드컵도 그렇고 세계 기록을 만드는 데 큰 열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쪼록 정치·경제적으로 복잡하더라도 이렇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좀 더 즐겁게 사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Q. 경제는 정말 어렵고 정치도 힘들지만 이게 또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좀 일상을 살아가는 정신, 정서, 이런 거군요.
A. 맞습니다.
Q.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황진이 통신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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