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트랜스젠더도 가톨릭 세례성사 가능"

논란 될 만한 행동 하지 않은 경우만 허용
교황 "하느님은 모든 인간 그대로 사랑해"

[서울=뉴시스] 정유리 인턴 기자 = 타고난 생물학적 성(性)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도 가톨릭 세례 성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티칸 교황청은 트랜스젠더도 세례 성사를 받거나 대부, 대모가 될 수 있다는 성명을 전날 발표했다.

세례 성사란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지닌 가톨릭 의식이다.

다만 트랜스젠더가 다른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은 경우에만 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뒀다.

이에 LGBT(성소수자) 신도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에서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해온 예수회 신부인 제임스 마틴은 “그동안 트랜스젠더 신자들은 성당 생활을 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았다“며 “트랜스젠더를 문제아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86) 교황은 가톨릭교회가 성소수자 신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지난 1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불공정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는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하느님은 모든 인간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며 “가톨릭 주교들은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인정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rystal2000@newsis.com

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