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소통·타협’ 무너진 21대 국회

이은지 기자 2023. 11. 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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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고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상정, 강행 처리에 나선다.

여야는 이날 오후 민주당의 정쟁 법안 상정에 각각 통과 저지와 강행 처리를 위해 필리버스터 전략을 세우는 등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필리버스터를 예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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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巨野의 입법폭주… 흔들리는 의회정치·민주주의
민주, 노조법·방송3법 개정안 강행… 국힘 “협치 외면한 횡포”
잇단 탄핵카드·극단정치 조장… 野내부서도 “총선에 도움안돼”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고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상정, 강행 처리에 나선다.

3건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 이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검토하는 등 거대 의석을 앞세운 폭주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정치권에서 ‘횡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예고했으나, 민주당은 정의당 등과 함께 법안 통과를 밀어붙일 방침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민주당의 정쟁 법안 상정에 각각 통과 저지와 강행 처리를 위해 필리버스터 전략을 세우는 등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갖고 이 위원장을 포함한 검사 탄핵 추진을 논의키로 했다. 애초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테이블 위에 올리려 했으나 일부 반대 의견과 역풍 등을 고려해 보류키로 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당의 필리버스터에 우리는 찬성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여당이 안건 상정을 반대하면 우리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해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필리버스터를 예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아무런 불법도 없는 국무위원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탄핵 협박, 해임 겁박을 일삼고 정부 비난을 위한 정쟁형 국조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탄핵 겁박, 막무가내 입법폭주, 정략적 국조 요구를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복되는 야당의 입법 독주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타협하지 않고 대결·혐오 정치만 하니 정치의 효용감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구한 말 대신들처럼 역사에 역적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 정치가 바뀌어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견됐는데도, 밀어붙이기에 나서는 것은 배려와 소통,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작동 원리를 무시한 채 총선을 앞두고 지지세력에만 호소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지·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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