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연우진 "항문외과 의사 위해 집에서 인형으로 연습" [인터뷰①]
[OSEN=하수정 기자] '정신병동' 연우진이 항문외과 의사 역할을 위해서 따로 집에서 연습했던 부분을 언급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주연 배우 연우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간호사 출신인 이라하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며, 주인공 정시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신병동의 여러 에피소드를 다룬다. MBC '다모', 영화 '완벽한 타인',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박보영, 이정은, 연우진, 장동윤 등이 출연했다. '정신병동에도'는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를 기록 중이다.
연우진은 극 중 명신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의사 동고윤으로 분해 열연했다. 고윤은 시도 때도 없이 손가락을 꺾어야 직성이 풀리는 증세로 굵어진 손가락 마디 때문에 고민하는 등 무언가에 꽂히면 그것만 보는 엉뚱함과 독특함을 지녔다. 기본적으로 다정함과 인간미가 가득한 의사이면서 착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간호사 정다은을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대학 후배이자 다은의 베스트 프렌드 송유찬(장동윤 분)과 삼각 관계를 이룬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연우진은 지난해 영화 '특송',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JTBC '서른, 아홉', 신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까지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품이 공개된 소감은?
넷플릭스는 처음이었다. 영화는 개봉 전에 접하고 완성본을 알고 있는데, 넷플릭스는 처음이라서 공개되자마자 시청하시는 분들과 같은 호흡을 하려고 정말 빠른 시간 안에 완주했다. 완주를 하면서 나또한 펑펑 울었다. 하지만 끊을 수 없더라. 여러분들과 호흡을 빨리 하기 위해서 빠른 완주와 빠른 눈물을 보였다.
▶어떤 부분에서 눈물은 흘렸나?
대충 내용을 알아서 눈물을 안 흘리 줄 알았는데 라포가 쌓였는지, 사람들과 감정이 쌓였는지 캐릭터들의 얼굴만 봐도 울컥했다. 내용이 전혀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눈물이 나와서 '뭔가 마음이 문제가 있나?' 싶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 감정이 일찍 터졌다. 7부에서 조금 더 감정이 확 와 닿았다. 교수님이 안경을 벗고 담배를 찾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씬에서 쌓이고 쌓였던 감정이 터졌다.
▶손가락 특수분장은 어떻게 했나?
캐릭터 설정상 손가락을 많이 꺾는다. 평소에도 손이 굵은 건 아니다. 손이 되게 작고, 남자 손 같진 않다. 손을 어
떻게 구현해 낼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하루에 한 장면을 찍는 날도 많았다. 그런 씬에도 손이 보이면 특수분장을 했다. 1시간 30분 정도 직접 분장했다. 연기의 톤 앤 매너가 애드리브 성으로 보일 수 있는데 항상 준비를 해가야 했다. 안 그러면 손 분장이 다 망가진다. 어떤 모션에 맞게 늘 손동작을 해야했다. 사람들은 뭔가 자유롭게 애드리브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준비를 많이 했다.
▶항문외과 의사 역할이라서 민망한 장면도 많았을 것 같다
그 마인드를 없애려고 했다. 많이 찾아보니까 항문외과 의사 선생님들이 민망한 상황에 많이 노출된다고 하더라. 정신외과, 항문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병을 숨기려고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의사분들이 더욱 환자들한테 다가가려고 한다고 했다. 민망한 상황에서도 그 마음을 잡으려고 한다. 민망하고 웃기는 상황들이 보여지겠지만 그것들을 최대한 줄이고 의사 답게 적극적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인간적으로 대하자고 생각했다. 보통 작품을 하다보면 캐릭터에 관련된 문헌을 보거나 하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환자들의 인터뷰를 많이 봤다. '의사한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올까' 싶었다. 그리고 전문적인 표현에 있어선 나름의 스킬들을 익히기 위해서 집에서도 연습했다. 임재혁 배우 사이즈만한 인형들을 준비해놓고 미리 동작 연습이라든가 행위의 반복이라든가 살짝 익혀서 갔다.
▶실제로 항문외과나 정신과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간 적이 있었나?
용기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물론 정신과는 아니다. 정신적으론 건강한 것 같고, 대신 건강검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배우라고 오픈하고 건강검진을 하러 가기엔 민망하더라. 사생활은 본명 김봉회로 살아간다.(웃음) '정신병동'을 계기로 민망해하지 않고 검진을 적극적으로 받고 싶어졌다. 나이가 든 만큼 검진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지난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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