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0호… 12년째 ‘편집회의’ 하는 회장님[CEO &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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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50호를 맞았지만 지난 시간을 거창하게 자축하기보다는 '신들메(들메끈)'를 다시 고쳐 매는 마음으로 앞에 놓인 길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이 '보보담(步步譚·걸으면서 함께 나누는 이야기)'에는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LS네트웍스가 한 해 발행 비용만 해도 수억 원이 너끈히 소요되는 보보담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것은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구 회장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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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네트웍스 인문잡지 ‘보보담’
편집주간 맡아 머리말 쓰기도
“지난 시간 ‘거창한 자축’ 대신
앞에 놓인길 조용히 바라볼것”
“어느덧 50호를 맞았지만 지난 시간을 거창하게 자축하기보다는 ‘신들메(들메끈)’를 다시 고쳐 매는 마음으로 앞에 놓인 길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이 ‘보보담(步步譚·걸으면서 함께 나누는 이야기)’에는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LS네트웍스가 계절마다 펴내는 인문학 잡지 ‘보보담’이 50호를 출간했다. 지난 2011년 7월 1호를 펴낸 지 12년 만이다. 보보담은 한국의 정서와 풍경에 깊숙이 천착하면서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9일 LS네트웍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보보담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구자열(70·사진)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은 50호 머리말에서 “지금 우리가 만드는 책이 그들(사람들)의 기억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LS네트웍스가 한 해 발행 비용만 해도 수억 원이 너끈히 소요되는 보보담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것은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구 회장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대학 재학 시절 전설적인 출판 언론인인 한창기(1936∼1997) 씨가 펴낸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등을 감명 깊게 보면서 인문학에 매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데도 보보담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편집진과 머리를 맞대고 해당 호의 ‘뼈대(주제)’를 정하고 ‘편집노트’라는 머리말을 직접 쓰는 등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번 50호에서는 부산 동래의 역사와 문화를 되짚어보는 내용을 담아냈는데 구 회장은 “사업, 특히 제조업을 하는 사람치고 수출입을 위해 부산을 자주 드나들지 않았던 이는 드물 것이며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익숙한 부산의 경관 너머로 동래의 깊고 오래된 시간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부산을 전보다 깊고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구 회장이 편집주간으로 연간 기획안 협의, 매호 편집 회의 등 1년에 10여 회 이상 편집진과 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제작에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인문학과 음악, 여행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온 보보담은 국내 특정 지역을 선정, 역사와 문화, 현재를 이야기하는 글을 담고 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구 회장의 바람처럼 보보담이 많은 사람에게 인문과 지성, 교양의 이정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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