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대물림…신간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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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이하 가명)의 가정사는 복잡다단하다.
아빠는 다섯살 때 이혼해 집을 나갔다.
술을 마시면 엄마를 때렸다.
소희는 중학교 때 이른바 비행 청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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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소희(이하 가명)의 가정사는 복잡다단하다. 아빠는 다섯살 때 이혼해 집을 나갔다. 엄마는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새 아빠는 조현병을 앓았다. 술을 마시면 엄마를 때렸다. 병약한 오빠는 게임중독에 빠져 고교를 마치지 못했다.
소희는 중학교 때 이른바 비행 청소년이었다. 중학교 중퇴 후 가출과 동거, 비행을 거듭하다가 17세 때 우연한 계기로 정신을 차려 검정고시를 봐 통과했다. 내친김에 고교 검정고시와 대입까지 치렀다. 의지가 강했다.
"저는 절실하게 대학에 가 잘되고 싶었어요…늘 포기하고 잃어버리고 사는데 어느 순간 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소희는 대학에 다녔다. 사회복지사의 꿈을 이루고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도 땄다. 그러나 오랜 방황에 따른 불안감에 시달렸다. 과거를 떠올리면 고통도 따라왔다. 비행을 저지르던 자기 모습을 용서하기 어려웠다. 중학교 때의 왕따 경험도 통증을 자극했다. 그는 자기 안으로 계속 빠져들었다.
이제 스물여덟. 하지만 남자친구, 예전부터 알았던 한두 명의 사람과만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게 인간관계의 전부다. 몸은 성장했지만, 마음은 크게 자라지 못했다. 가난과 그에 따른 부산물인 고통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최근 출간된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돌베개)에 등장하는 사연이다. 책은 25년 경력의 교사이자 청소년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강지나 씨가 빈곤 과정에서 자란 여덟명의 아이들과 10여년간 만남을 지속하며 가난한 청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처하게 되는 문제를 담았다.
저자는 가족 문제와 진로 고민, 우울증, 가출과 범죄, 사회 진출과 성인으로서의 자립, 청소년의 노동 경험 등 가난한 청소년이 성장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내용을 소개한다.
성실하게 생활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고 믿는 영성, 어려운 환경에도 복지혜택을 잘 활용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가는 지현, 어머니의 병과 빚 때문에 꿈을 포기했던 수정, 전과자라는 편견과 오해에 맞서 싸워나가는 현석 등 다양한 청춘들의 이야기가 책에 담겼다.
저자는 "빈곤 대물림의 불평등한 과정 안에서 청소년이 성장한다는 것은 우리 미래 세대를 고갈시키고 피폐하게 만든 것과 같다"며 "빈곤 대물림은 생태계의 재앙과 전염병의 팬데믹을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 문제로서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한다.
28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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