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반기 경상흑자 110조원… 1985년 이후 역대 최대

이관범 기자 2023. 11. 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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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무성이 정부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4∼9월) 기준 경상수지 흑자가 12조7064억 엔(약 110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일본은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 1∼9월 한국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 폭(165억8000만 달러·약 21조7000억 원)의 5배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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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 여행 수지 호조세
9월 경상흑자 23조6000억원
작년비 3.6배… 8개월째 흑자
원·엔 재정환율이 9일 오전 100엔당 869.93원으로 860원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직원이 일본 1만 엔짜리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역대급 엔저’에 5대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이 10조 원에 육박한 9조9000억 원(약 1조1407억 엔)에 달하고, 올해 엔화 환전도 지난해보다 4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일본 재무성이 정부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4∼9월) 기준 경상수지 흑자가 12조7064억 엔(약 110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3배로 늘어난 것으로, 1985년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라고 교도(共同)통신은 전했다.

재무성이 이날 공개한 국제수지 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2조7236억 엔(약 23조60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9월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달의 약 3.6배로 늘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올해 2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는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와 외국과의 투자거래를 나타내는 1차 소득수지,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 등으로 구성된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진정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축소된 데다, 역대급 엔화 약세에 힘입어 여행수지가 대폭 호조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 1∼9월 한국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 폭(165억8000만 달러·약 21조7000억 원)의 5배를 웃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지난 3분기에 시장 예상치(0.4~0.5%)를 웃도는 0.6%(직전 분기 대비) 성장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를 확인했지만, 올해 연간 성장 목표인 전년 대비 1.4% 달성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람대로 수출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잃어버린 30년’을 지나온 일본을 밑돌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4%에서 2.0%로 0.6%포인트나 최근 상향했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한편 일본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한국인의 해외직구 수요도 미국보다 일본으로 쏠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온라인쇼핑을 통한 미국 직접 구매액은 1조39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417억 원)보다 줄었다. 반면 일본 직접 구매액은 3019억 원에서 3449억 원으로 늘었다.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본 구매대행 건수가 미국 구매대행 건수보다 15.3% 많았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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