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술값 치솟는데…‘납품가 동결’ 나선 주류 도매업체들 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1. 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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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식당의 메뉴판. 소주 1병당 가격이 6000원에 책정되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하이트진로가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인상하는 가운데 주류 도매업체들이 당분간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사가 출고가를 100원가량 올렸을 때 음식점 주류 가격이 1000원 정도 오르는 만큼 도매가부터 동결해 소비자 불안을 불식하겠다는 목표다.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전날 이사회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공장 출고가가 이날부터 소폭 오르지만, 식당 등 외식업소와 유흥업소에 납품하는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중앙회는 정부의 주류관련 법규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 것을 돕고 건전한 주류 유통 질서 확립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단체다. 현재 전국에 16개 시·도협회와 1100여개 도매사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결의대회는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 관련,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중앙회는 설명했다. 기업의 자구노력과 인상요인을 흡수해 주류 도매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게 중앙회의 목표다.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16개 시·도 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소주 도매가격 동결 결의대회를 가졌다고 9일 밝혔다. [사진 제공 =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도매상들이 외식업소와 유흥업소에 납품하는 가격이 동결되면 식당가 의 주류 소비자가격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개 제조사가 출고가를 올리면 도매상을 거친 뒤 납품가와 소비자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식이었지만, 이번에는 출고가만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류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도매상이 출고가의 30~45%를 마진으로 한다. 인상 전을 기준으로 하면 병당 1166원(참이슬, 360㎖ 기준)에 출고된 소주가 식당가에 1600~1610원 남짓에 공급된다. 식당가 마진은 200~330% 안팎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부터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 360㎖ 병 제품과 1.8ℓ 미만 페트류 제품이 이번 인상 품목이다. 360㎖ 병의 경우 주세를 제외한 실제 출고가 인상 폭(소주 360㎖병 기준)은 40원 남짓이다.

‘테라’와 ‘켈리’ 등 맥주도 이날부터 평균 6.8%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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