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노동 피부암 사망자 20년 간 88% 증가…백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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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성 피부암으로 꼽히는 비흑색종 피부암 사망자의 약 3분의 1이 야외에서 자외선에 노출된 노동자들이며, 이렇게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이 20년 사이 88%나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8일(현지시각) 학술지 '국제 환경'에 실은 공동 연구 논문에서 지난 2019년 세계 183개국에서 야외 노동 탓에 비흑색종 피부암에 걸려 숨진 사람이 1만8960명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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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성 피부암으로 꼽히는 비흑색종 피부암 사망자의 약 3분의 1이 야외에서 자외선에 노출된 노동자들이며, 이렇게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이 20년 사이 88%나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8일(현지시각) 학술지 ‘국제 환경’에 실은 공동 연구 논문에서 지난 2019년 세계 183개국에서 야외 노동 탓에 비흑색종 피부암에 걸려 숨진 사람이 1만8960명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0년 사망자 1만88명보다 88% 많은 것이며, 전체 비흑색종 피부암 사망자(6만5440명)의 29%다. 전체 사망 노동자의 65%는 남성이었다.
이런 분석 결과는 자외선이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석면, 유리나 콘크리트의 주성분인 규소에 이은 3대 직업성 발암 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지적했다.
비흑색종 피부암은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세포가 악성화하면서 생기는 악성흑색종이 아닌 피부암이며, 환경·직업 탓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암 사망자는 지역별로는 서태평양 지역(2019년 6337명)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은 중국에서만 510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87명)과 일본(351명)은 이보다 사망자가 훨씬 적었다. 남·북아메리카(3181명), 동남아시아(2861명), 아프리카(2837명), 유럽(2186명)에서도 한해 2천~3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중해 동부 지역은 1558명으로 사망자가 가장 적었다.
논문은 야외에서 자외선에 노출된 채 일하는 15살 이상 노동자는 전세계적으로 16억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노동 인구의 28%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수단·탄자니아 등 동부 아프리카와 알제리·말리 등 서부 아프리카, 미얀마 등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에서 특히 자외선 노출 노동자 비중이 높았다. 자외선 노출 뒤 피부암 발병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야외 노동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직업성 피부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이끈 세계보건기구의 역학자 프랭크 페가는 “전세계 규모에서 직업과 관련된 피부암 발생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분석 결과 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등 중·저소득 국가의 직업성 피부암 사망자가 애초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며 “피부암이 보통 (유럽, 미국 같은) 북반구 부자나라들에서 많다는 점에서 이는 놀라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중·저소득 국가의 직업성 피부암 발생이 예상보다 많은 이유로는, 재활용 쓰레기 수집 등과 같은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유해한 자외선 노출을 막을 효과적인 해법이 있다”며 각국에 자외선 노출 위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노동자들의 피부암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자외선 차단 모자나 긴 옷 등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햇빛이 가장 센 낮 시간의 야외 노동을 줄이는 방법 등이 제시됐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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