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은 잊자”… 살벌한 응원전

정세영 기자 2023. 11.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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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KT가 맞붙은 2023 신한은행 쏠(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막상막하의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응원전'이 벌어지고 있다.

1차전 승리를 먼저 챙긴 KT의 김주일 응원단장은 "우리가 시리즈 전적 4대 0으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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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1승 1패… ‘절친’ KT-LG 응원단장 장외대결
KT 김주일, 10개 구단중 최고령
‘지치지 않는 체력’ 테마로 이끌어
“서로 눈치 보지말고 최선 다하자”
LG 이윤승 “결국 우리가 우승
죽을 힘 다해 신바람 응원할 것”
LG 이윤승(왼쪽), KT 김주일 응원단장이 8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잠실구장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 제공

LG와 KT가 맞붙은 2023 신한은행 쏠(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막상막하의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응원전’이 벌어지고 있다.

응원단장을 필두로 치어리더와 팬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약속이나 한 듯 집단 군무를 펼쳐 보이고 있다. 관중의 손에 총 대신 수건과 플래카드가 들려 있을 뿐 전쟁터가 따로 없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2경기 모두 매진됐고, 잠실구장은 ‘유광 점퍼’를 입은 LG팬과 빨간색 수건으로 무장한 KT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규모 응원전을 이끄는 양 팀의 응원단장을 2차전이 열린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1차전 승리를 먼저 챙긴 KT의 김주일 응원단장은 “우리가 시리즈 전적 4대 0으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윤승 LG 응원단장은 “우리는 투·타에서 모두 1위였다. 발동이 늦게 걸렸다. 결국 최종 우승팀은 우리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1977년생인 김 단장은 10개 구단 응원단장 중 최고령이다. 김 단장은 2015년 KT 창단 때부터 함께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번 응원의 테마는 ‘지치지 않는 체력’. KT는 10개 구단 중 막내 구단. LG보다 역사가 짧다. 응원단 규모도 차이가 난다. 더군다나 1∼2차전이 열리는 곳은 상대 안방인 잠실구장이다. 김 단장은 “야구는 18번의 공수 교대가 있고, 보통 응원단은 공격 때만 응원하지만 이번엔 공수 교대 상관없이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면서 “치어리더들도 응원복을 갈아입지 않고 9회까지 풀타임을 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1986년생으로, 2021년 LG 응원단장으로 부임했다. 경력은 짧지만 올해 LG가 치른 144경기 중 141경기에서 응원단상에 오를 정도로 투지가 넘친다. 응원단장이 된 후엔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모두 LG로 바꾼 자칭 ‘LG맨’이다. 이 단장의 응원 테마는 ‘신바람 응원’. 그는 “내 역할은 우리 1등 팬들의 응원 함성이 더 크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신바람을 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응원단장은 ‘투잡’을 뛴다. 여름엔 야구, 겨울엔 농구와 배구 등 겨울 스포츠 응원을 지휘한다. 두 사람은 “탁 트인 야구장에서 하는 응원이 진짜 응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실 둘은 야구장 밖에선 막역한 사이다. 열 살 정도 차이가 나지만 사석에선 친한 형·동생으로 지낸다. 이날도 김 단장은 이 단장을 향해 “우리 서로 눈치를 보지 말고 응원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김 단장은 또 “누가 승리하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뒤풀이 응원을 하자”고 당부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LG가 이겼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3-4로 뒤진 8회 말 LG 박동원의 역전 투런홈런이 터졌다. 1루 측 LG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으나 3루 측 KT 응원석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김 단장은 “플레이오프부터 7번째 가을 경기다. 몸은 힘들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2년 만에 다시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이 단장도 “시리즈 첫 경기를 내줬지만, 우리 팀은 저력이 있다. 응원석에서 죽을 힘을 다해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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