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도민은행 제주은행의 딜레마

박은경 2023. 11. 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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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은행의 가계대출이 급격히 위축되며 소매금융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제주은행의 원화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6%로 지난 2021년(40.7%) 대비 10.1%포인트(p) 급감했다.

제주은행의 3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1.45%로 전년 말 대비 0.69%p 뛰었다.

제주은행의 경쟁력이 급격히 위축된 데는 도민은행에 머무르고 있어서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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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30.6%로 2년 새 10.1%p 급감
제주도 독점 지위에도 점점 커지는 한계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제주은행의 가계대출이 급격히 위축되며 소매금융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기업대출이 소폭 늘었지만, 제주도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도민은행'에 머물러 성장에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제주은행의 원화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6%로 지난 2021년(40.7%) 대비 10.1%포인트(p) 급감했다.

제주은행 가계대출 비중 추이. [그래픽=박은경 기자]

가계대출 잔액이 1조7132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786억원) 대비 17.6%(3654) 감소한 탓이다. 주택담보대출은 7941억원으로 23.3%(240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은 가계대출이 19조2032억원으로 9.77%(1조8779억원) 증가했고, 경남은행도 12조2547억원으로 1.29%(1590억원)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규모를 보면 부산은행과는 20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제주은행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전북은행(7조1827억원)과 비교해도 7배 차이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조원에도 못 미치는 곳은 제주은행이 유일하다. 전북은행의 주담대(2조20억원)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벌어진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과 달리 연체율은 급증하고 있다. 제주은행의 3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1.45%로 전년 말 대비 0.69%p 뛰었다. 이는 연체율이 비교적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연체율(0.49%)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제주은행은 3분기 말 기업대출이 3조706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671억원(7.8%) 증가했지만, 이조차도 전북은행(9조3741억원)과 비교하면 3배나 뒤처진다. 증가 폭으로 비교해도 전북은행 기업대출이 4204억원원 증가한 것에 못 미친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9일 "소매금융 부문을 의도적으로 줄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소호(SOHO·개인사업자) 대출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주은행의 경쟁력이 급격히 위축된 데는 도민은행에 머무르고 있어서라는 지적이 많다. 제주은행의 전체 원화대출에서 제주도 내 대출 비중은 92.3%에 달한다. 다른 지역 비중은 7.7%에 그친다. 전북은행의 경우 전북 외 다른 지역 대출 비중도 29.8%에 달한다. 광주은행도 다른 지역 비중이 46.4%에 이른다.

디지털 부문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이 비대면 주담대 등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며 영업 권역을 늘리는 것과 달리 제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지 않다. 비대면 신용대출도 공무원·교직원·은행 선정업체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민은행에 머무르는 탓에 순익도 쪼그라들었다. 제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2.7%(39억원) 줄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제한된 지역경제를 기반으로 한 영업 특성으로 전체 은행업에서 주도적인 영업 지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제주도의 인구 순유입 감소와 부동산 시장 둔화 등 영업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했고 관광객 수도 줄어 타격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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