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어떻길래... “하마스랑 비슷” 호주 마트에 유대인 단체 항의 빗발

김가연 기자 2023. 11. 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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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K마트에서 판매됐던 가방. '메리 햄-마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엑스(옛 트위터)

“메리 햄-마스!”

최근 이 같은 글귀가 적힌 가방이 호주마트에서 판매되다 유대인 단체의 항의를 받고 매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햄을 이용한 말장난 문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8일(현지시각)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안’ 등 호주 매체에 따르면, 체인 소매점 K마트는 최근 크리스마스 햄을 담는 가방을 내놨다. 가방의 앞면에는 “메리 햄-마스”(MERRY HAM-MAS!)라는 글귀와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 그림이 새겨져 있었고, 뒷면에는 ‘햄을 더 오랫동안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적혀있었다. 가방은 4호주달러(약 3400원)에 판매됐다.

햄과 크리스마스를 이용한 말장난이었지만, 호주 유대인 협회는 ‘햄마스’가 ‘하마스’(HAMAS)와 유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 이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호주 유대인 협회는 엑스(옛 트위터)에 가방 사진을 올리고 “이것이 어쩌면 재밌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보기 좋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일부 제품 관리자들 때문에 회사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체인점의 모회사인) 웨스파머스 측에 정중하게 제품 철수를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은 34만회 이상 조회됐다. 이후 협회는 추가 글을 올려 “방금 고위 경영진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해당 가방이 웹사이트와 모든 매장에서 철수되고 있다”고 알렸다.

매체는 “협회 측이 가방의 문구가 의도적으로 하마스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결정을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평소 상황과는 다르다”며 “상황을 왜곡해 유대인 공동체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들이 있다”며 “실제 테러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전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웨스파머스 측 대변인은 매체에 이날 오후 가방을 진열대에서 완전히 내렸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 제품을 디자인할 때 우리는 모든 의미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잘못된 일이었다.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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