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코프로 매도 보고서 냈다가 출근길 습격 당한 증권사 연구원

안승진 2023. 11. 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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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매도 보고서 냈다가 출근길 습격 당한 증권사 연구원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낸 한 증권사 연구원이 출근길 이차전지 개인투자자들에 가로 막혀 항의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보고서는 증권사마다 쏟아지고 있지만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를 추천한 것은 하나증권이 유일해 개인투자자들의 화살은 이 연구원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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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낸 한 증권사 연구원이 출근길 이차전지 개인투자자들에 가로 막혀 항의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매수 보고서 위주의 증권사 관행을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를 소신대로 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모(박순혁을 지키는 모임) 회원 일부가 9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 앞에서 하나증권 소속 연구원에 에코프로 매도 보고서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9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차전지 투자자가 모인 박지모(박순혁을 지키는 모임) 회원 일부는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 앞에서 전날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낸 연구원의 출근길을 뒤쫓았다. 이들은 해당 연구원의 출근길을 가로 막으며 보고서를 낸 이유에 대해 “얼마를 받았나”, “너 때문에 돈 잃은 주주들을 생각해봤어”라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박지모 회원들이) 해당 연구원의 가방끈을 잡고 출근길을 방해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는데 일종의 스토킹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원은 전날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기존 55만5000원에서 4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매도 보고서를 냈다. 그는 “자회사의 가치를 합산한 지주사 에코프로의 가치가 10조9000억원인데 현재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22조9000억원으로 현 주가는 사실상 밸류에이션(가치) 공백 사태”라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원은 올해 4월부터 5월, 8월, 11월 등 연이어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냈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보고서는 증권사마다 쏟아지고 있지만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를 추천한 것은 하나증권이 유일해 개인투자자들의 화살은 이 연구원에 집중됐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관계자가 급등한 에코프로 주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7월 최고가 153만9000원을 찍은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라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은 커졌다. 지난 1일 59만7000원까지 내려간 이후 공매도 중지 효과에 7일 기준 85만9000원까지 주가가 반짝 급등했으나 이날 오전 10시 기준 다시 71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전히 고점 대비 절반 이상 주가가 빠진 셈이다. 이에 이차전지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금융당국이 공매도 예외 기관으로 지정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를 금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매수 위주의 증권사 보고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개선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증권사의 이른바 뻥튀기 보고서를 예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매도 보고서를 낼 때 업계 우려에 대해서도 개선점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수 보고서보다 매도 보고서에 대한 반향이 크다보니 아무래도 매도 보고서 작성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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