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美국무, 전후 청사진 제시 "가자 통치 중심은 팔 자치정부여야"
전문가 "미국의 계획은 넘어야할 난관 많아"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하자 미국은 이에 반대하면서 가자지구 통치의 중심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여야 한다며 비교적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위기 이후 거버넌스(통치 체제)의 중심에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와 열망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에는 팔레스타인 주도의 거버넌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산하의 서안지구와 통일된 가자지구가 포함되어야"한다며 "가자지구의 재건을 위한 지속적인 메커니즘과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동등한 수준의 안보, 자유, 기회, 존엄성을 누리며 각자의 국가에서 나란히 살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두 국가 해법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두 국가 해법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각각 국가를 건설하여, 두 국가가 더 이상 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두 국가 해법은 1993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당사자 양측이 합의한 오슬로 협정의 주춧돌이 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이스라엘 지도자들로부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할 의사가 없음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일한 질문은 필요한 과도기가 필요할지, 그리고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메커니즘을 마련할 수 있는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이스라엘이 '과도기'에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 풀이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후 가자지구의 재점령과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가자 영토 축소 등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전후 가자지구의 면적을 축소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최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재점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후 나온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나고 하마스가 축출되면 "가자지구의 안보 전반을 무기한 책임지겠다"고 주장해 논쟁에 불을 지폈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하루 전 백악관 대변인이 전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을 넘어선 것"이라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블링컨 장관이 제시한 청사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고 지적한다.
현재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서안지구 일부를 통치하고 있지만, 세력이 약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아랍 국가 관리들은 하마스 축출에 성공하더라도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과 팔레스타인 독립 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로 복귀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고위 간부인 아흐메드 마즈달라니는 NYT에 "우리는 이스라엘 탱크에 올라타고 가자지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적 해결책과 국제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이 자치정부를 팔레스타인 대중의 신뢰를 받는 기구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바 있는 브루스 리델은 파이낸션타임스(FT)에 블링컨 장관이 제시한 청사진이 "흥미로운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어떻게 하면 통치할 힘과 정당성을 갖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이는 무엇보다도 리더십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FT는 "블링컨 장관의 청사진은 이스라엘 현 정부의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 정부에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하마스보다 나은 점이 없다고 비난하는 보수 강경파가 포진해 있다"고 분석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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