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작가가 그린 ‘내 아내의 누드’…물감 마르기도 전에 팔렸다는데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11. 9. 1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변 속출한 11월 뉴욕 경매 위크
제나 그리본·자데 파도주티미 등
젊은 여성 작가들의 작품 흥행돌풍
신예 작가의 최신작품 이례적 인기
제나 그리본 ‘Regarding Me Regarding You and Me’ [크리스티]
미술시장 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올해 최대 규모로 열리는 뉴욕 경매 위크에서 ‘여성 작가의 반란’이 일어났다. 한 주간 이어지는 경매 주간의 첫날인 7일 밤(현지시간) 크리스티 뉴욕에서 열린 이브닝 경매에서 제나 그리본과 자데 파도주티미 등 젊은 여성 작가의 작품이 경매기록을 다시 쓰며, 침체된 시장에 이변을 일으켰다.

이날밤 크리스티는 1억750만달러(약 1407억원·이하 수수료 포함)의 총매출을 올리며, 시장의 침체 우려를 이겨내지 못했다. 해머 가격(수수료 제외) 기준으로 88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기대치였던 9300만~1억3420만달러의 하단에도 턱걸이하지 못했다. 2점이 출품 취소되어 43점이 출품된 경매는 39점이 팔려 90.7%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주인공은 ‘Wet Paint’(마르지도 않은 최신 작품이라는 뜻)에서 나왔다. 시장 조정기에는 상대적으로 미술사에 검증된 고전 걸작의 가치가 오르고, 신예 작가들의 작품은 큰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작년 이후 초현대미술(1975년생 이후 작가의 작품) 분야의 판매가 급감한게 그 반증이다.

그럼에도 이날 1978년생 여성 작가 제나 그리본의 ‘Regarding Me Regarding You and Me’가 열띤 경합끝에 경매 시작가 10만달러의 무려 5배에 달하는 47만8800달러(6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아내이자 뮤즈인 뮤지션 매켄지 스콧이 모두 등장하는 보기 드문 대형 초상화로 두 여성은 침대에서 나체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성적인 시선으로 아내를 욕망의 대상이 아닌 그저 바라보는(Gaze)의 대상으로 표현한 게 특징이다.

자데 파도주티미 ‘A Thistle Throb’ [크리스티]
가고시안의 신성인 1993년생 흑인 여성 작가 자데 파도주티미도 신기록을 썼다. 엉겅퀴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A Thistle Throb’가 시작가 50만달러의 3배를 웃돈 168만달러(22억원)에 팔리며 30세의 나이로 단숨에 ‘블루칩’의 상징인 100만달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날 경매의 간판 작품이었던 싸이 톰블리의 ‘무제(Bacchus 1st Version II)’는 추정가(1800만~2500만달러)의 하단에 근접한 1996만달러(262억원)에 팔렸고, 장미셸 바스키아의 ‘무제’도 추정가(100만~150만달러)의 부합하지 못하며 119만7000달러(16억원)에 팔렸다. 니콜라스 파티의 대작 ‘Still Life’는 440만달러(58억원), 매튜 웡의 ‘Night 1’은 416만달러(54억원)에 나란히 팔려 초현대미술 시장 간판 작가의 가치를 증명했다.

뉴욕 경매 위크의 주요 경매는 16일밤 소더비 경매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