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현장에 출동한 로봇개…어떤 활약을 했나? [특파원 리포트]
미국에서 아침에 텔레비전을 틀면, 사건 현장이 그대로 중계가 될 때가 있습니다. 미디어제국다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오늘(현지시간 8일) 아침, 기자의 눈을 잡아끈 뉴스현장이 있었습니다.
화면 속에서 다소 생경해 보이는 로봇개가 등장한 겁니다.
성큼성큼 다가가는 4족 보행의 로봇.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습니다.
사건은 새벽 4시쯤 총을 소지한 남자가 버스에 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 승객이 버스에 무장한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버스 운전사에게 알렸고 운전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운전사는 침착하게 버스를 길가에 세우고 승객들을 조용히 하차시켰습니다.
잠시 뒤 SWAT(특수기동대)가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특수기동대가 남성에게 접촉을 시도해도 응답이 없었습니다.
남성과의 대치 상황은 2시간가량 지속됐습니다.
결국, 경찰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4족 로봇을 투입했습니다.
씩씩하게 버스 속으로 들어가는 로봇개.
이 개(?)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경찰이 확인한 건 잠든 남성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봇개가 들어오자 그 남자는 결국 깨어났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경찰은 투항을 권고했고 남자는 순순히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상황이 종료된 시각은 오전 6시 40분쯤입니다.
긴장된 대치상황에 출동해 상황을 깔끔히 정리한 로봇개는 별명이 스폿(SPOT)입니다.
지난 5월 LA 시의회는 LA 경찰이 사용할 로봇개의 기부를 승인했습니다.
기부는 LA 경찰재단이 했는데, 보스턴 다이내믹스사로부터 27만 8000달러에 사들였습니다.
기부 조건은 LA 경찰이 로봇개 활용에 대한 분기별 보고서를 제출하는 겁니다.
로봇개는 SWAT 팀원이 원격으로 조종해서 잠재적으로 위험한 현장에 투입시킵니다.
주로 정보 수집과 위험물 제거 등의 역할을 합니다.
LAPD는 "로봇은 까다로운 지형을 탐색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하고 민첩한 로봇"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험현장에 로봇개가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는 한 주차장 건물이 붕괴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소방대원과 경찰들이 출동해 구조와 수습 작업을 벌였지만, 추가 붕괴 위험과 부서진 자동차들의 폭발 가능성 때문에 접근에 애를 먹었습니다. 그때도 로봇개 '스폿'이 출동해 피해자가 더 있는지 탐색작업을 벌였고 맹활약했습니다.
이제 미국의 재난현장에서 로봇개를 발견하는 일은 점점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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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진 기자 (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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