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넘은 나라살림 적자… 총지출진도율 10년래 최저치

5만원권 [연합뉴스]

9월까지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가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가 밝힌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인 58조원을 12조원가량 넘어선 수치다. 국세 수입 감소에 따라 지방교부세가 줄어들면서 총지출 진도율은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재정동향 11월호'에서 9월 누계 총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6조9000억원 감소한 436조3000억원이고, 누계 총지출은 68조5000억원 감소한 467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국세수입은 266조 6000억원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세 등 대부분의 주요 세목에서 '세수 펑크'가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50조 9000억원 줄었다. 세외수입도 전년 대비 2조 8000억원 줄어 20조 8000억원이 들어왔다. 기금수입은 보험료 수입 증가와 법정부담금 증가 등으로 작년보다 6조9000억원 증가한 148조8000조원으로 집계됐다.

9월까지 총지출 진도율은 73.2%로 전년 동기 대비 5.7%포인트 낮았다. 진민규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이 같은 진도율은 재정동향 발간을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라며 "국세 수입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금이 20조원가량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재정수지는 전월 대비 2000억원 악화한 31조2000억원 적자였고, 관리재정수지는 4조6000억원 악화해 70조6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로 58조2000억원을 예상한 바 있다.

진 과장은 "세입과 세출 여건이 계속 바뀌는 만큼 현재로서는 연말까지 재정수지가 악화되거나 개선될거라 단언하기 어렵다"며 "2014년 이후 6년은 수지가 개선됐고, 3년은 악화된 바 있다"고 말했다.

9월말 중앙정부 채무는 109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0조4000억원 감소한 수치로, 9월에 국고채를 일부 상환하면서 부채폭이 줄었다. 정부는 연말까지 국가 채무가 1101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이처럼 국가 채무가 늘어나고, 나라살림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강제 불용(不用)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불용은 국가재정에서 불용은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재정 건전성을 위한 조치는 내년 예산 증가율을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로 설정하고, 재정준칙 국회 통과를 위한 노력으로 갈음하겠다는 취지다.

10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0조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월 3.459%에서 10월 4.085%로 급격히 상승했는데, 이달 8일 기준으로는 3.868%로 소폭 하락했다.

주요국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 등으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최근 미국 재무부가 장기국채 발행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