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뛰지도 못한 괴물...'1709분 혹사' 김민재, 이러다 부상은 시간문제다

고성환 2023. 11. 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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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이대로면 부상은 정말 시간문제다.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경기 막판 제대로 뛰지는 못하는 모습으로 우려를 낳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를 2-1로 꺾었다.

조별리그 4전 전승을 기록한 뮌헨은 승점 12를 기록했다. 이로써 조 1위 자리를 확정 지으며 일찌감치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 2위 코펜하겐(승점 4)과 격차는 8점까지 벌어졌다.

해리 케인이 해결사였다. 뮌헨은 전반 38분 자말 무시알라의 부상 악재가 겹치며 고전했지만, 후반 막판 케인의 멀티골로 승리를 따냈다. 케인은 후반 35분 머리로 한 골, 후반 41분 오른발로 한 골 넣으며 포효했다.

김민재도 선발 출전해 13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이날도 그는 부상에서 회복한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뮌헨 수비를 이끌었다.

전체적으로 김민재다운 단단한 활약이었다. 그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정확한 슬라이딩 태클로 존재감을 뽐냈고,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동료들을 도왔다. 한발 빠른 판단과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와 하킴 지예흐, 윌프리드 자하 등에게 공이 가지 않도록 막았다.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와 합을 맞추기도 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이제 막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우파메카노를 후반 27분 관리 차원에서 교체했다. 그러나 투입할 전문 중앙 수비수가 없기에 콘라트 라이머를 넣었다. 어쩔 수 없이 고레츠카가 임시로 센터백 역할을 맡았고, 김민재가 사실상 '원백'으로 뛰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민재는 과부하를 피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 막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그는 지난 도르트문트전에도 얼굴을 찡그리며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는 등 불편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도 다리를 만지고, 굳은 근육을 풀려는 동작을 취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결국 실점의 빌미까지 제공했다. 김민재는 후반 추가시간 세드릭 바캄부에게 속도 경쟁에서 패하며 추격골을 허용했다. 얼마나 지쳤는지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바캄부가 빠르기도 했지만, 김민재가 아예 속도를 내지 못했다.

예견된 일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모든 경기를 뛰고 있다. 뮌헨 유니폼을 입고 뛴 시간만 1300분이 넘는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869분, DFB-포칼 1경기 90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 360분, DFL-슈퍼컵 1경기 44분을 뛰었다. 

김민재는 대표팀에서도 9월 A매치와 10월 A매치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76분을 뛰고 교체된 베트남전을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3달도 안 돼서 무려 1709분을 뛴 김민재다.

[사진]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
[사진] 무릎 부상이 재발한 마티아스 더 리흐트 /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OSEN=수원, 박준형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7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을 진행했다.후반 김민재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3.10.17 / soul1014@osen.co.kr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도 혹사가 예고돼 있다는 것. 현재 뛸 수 있는 뮌헨 센터백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둘뿐이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는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고, 마땅한 후보 수비수도 없다. 뤼카 에르난데스와 벵자맹 파바르가 이적한 데 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까지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떠났기 때문이다.

일정도 빡빡하다. 김민재는 11일 하이덴하임과 리그 경기가 끝나면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이틀 뒤 곧바로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과 중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 그야말로 혹사다.

수비 라인을 높이 끌어올리는 뮌헨의 전술 때문에 과부하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도 없기에 김민재의 부담이 더 크다. 너무나 넓은 공간을 책임져야 하는 김민재다.

일단 더 리흐트가 돌아와야 김민재도 휴식할 기회가 생긴다. 지난 2일 자르브뤼켄과 DFB-포칼컵 경기 도중 다친 더 리흐트는 4주에서 8주 정도 회복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올해 안에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 김민재는 전반기 막판이나 돼야 체력 안배라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계속해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김민재지만, 혹평을 피할 순 없었다. 독일 '아벤트자이퉁'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하킴 지예흐를 상대로 태클을 성공했다. 중앙에서 괜찮은 실력을 발휘했지만, 실점 장면에서는 너무 느렸다"라며 평점 4점을 줬다.

'RAN' 역시 "김민재는 하프타임 직전 마우로 이카르디에게 당할 뻔했고, 커버가 너무 늦었다. 그 외에는 상대와 경합에서 강력했고, 상대 역습을 번번이 막아냈다. 그러나 실점할 때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라며 평점 4점을 매겼다.

독일 대표 언론인 '키커'와 '빌트'는 김민재에게 각각 3점과 4점을 부여했다. 심지어 '스폭스'는 "김민재는 거대하고 활기 넘치는 상대 공격수들을 상대로 문제를 겪었고, 종종 위치 선정이 위험했다. 전반 43분 이카르디에게 슈팅을 허용한 장면에서도 전혀 옳지 않았다. 실점할 때도 속도 싸움에서 패했다"라며 4.5점이라는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독일식 평점에선 1점이 최고점, 5점이 최하점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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