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원정+뮌헨전 어떡하려고...맨유, 코펜하겐에 3-4 역전패 '대참사'→조 최하위 추락
[포포투=한유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파르켄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코펜하겐에 3-4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맨유는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프리뷰]
명가 재건을 노리는 맨유. 지난 시즌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선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했다. 리그에선 3위에 올라 UCL 진출권을 따냈고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선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년차에 접어든 만큼, 이번 시즌엔 더 높은 곳을 바라봤고 여름 이적시장 때 메이슨 마운트와 라스무스 회이룬, 안드레 오나나, 소피앙 암라바트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리그 11경기에서 6승 5패(승점 18점)로 8위에 올라 있다.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격차는 9점. 아직 시즌 초반인 점을 감안했을 때, 큰 격차로 느껴지진 않지만 더욱 확실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3차전 상대' 코펜하겐과 재회한 맨유. 지난 3차전에선 올드 트래포드에서 1-0 승리를 따냈다. 힘겨운 승부였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맨유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경기력 자체는 우세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은 50.1% 대 49.9%로 비등비등했으며 슈팅 횟수는 오히려 코펜하겐(16회)이 1회 더 많았다. 이외에도 패스 성공률과 드리블 횟수 등 세부적인 지표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맨유는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27분 해리 매과이어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 추가시간엔 페널티킥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겪었지만 오나나의 선방에 힘입어 1점 차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코펜하겐전 승리 이후, 맨유는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이긴 했지만, 맨유가 공식전 3연승을 이어가고 있던 만큼, 승리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완패였다. 원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맨시티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슈팅 횟수(21회)도 맨유(7회)보다 3배 더 많았다. 전반 26분 엘링 홀란드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후반 4분 홀란드, 후반 35분 필 포든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3-0 완승을 기록했다.
EFL컵에서도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 만난 뉴캐슬과 재회한 맨유.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0-3으로 패했다.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과 슈팅 횟수, 패스 성공률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마무리가 부족했고 미구엘 알미론, 루이스 홀, 조 윌록에게 연속으로 실점하며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다행히 직전 풀럼전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오랜만에 원정을 떠난 맨유. 풀럼의 공세에 힘겨운 경기를 치렀지만 후반 막바지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결승골이 나오면서 극적인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16강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맨유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현재 맨유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 2패(승점 3점)를 기록, 3위에 올라 있다. 일정 전까지만 하더라도 뮌헨과 함께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됐지만 현재 그들은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물론 '2위' 갈라타사라이와의 격차는 단 1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맞대결 일정이 남아있는 만큼, 다른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
코펜하겐은 만만치 않다. 지난 3차전에서도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또한 최근 그들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후스코어드' 기준, 최근 6경기에서 코펜하겐은 4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맨유전 패배 이후, 리그 3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경기에서 득점은 무려 9골. 실점은 단 2골에 불과했다.
맨유의 선수단 상황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루크 쇼, 타이럴 말라시아, 아마드 디알로는 부상으로 결장이 유력하다. 카세미루는 퇴장 징계로 인해 출전이 불가하며 제이든 산초는 1군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외에도 마커스 래쉬포드와 빅토르 린델로프가 100% 컨디션이 아니다.
맨유를 향한 비판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맨체스터 더비 이후,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개리 네빌은 제이미 캐러거의 발언에 다소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며 로이 킨은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활약했던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지도 방식에 의문을 표했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를 통해 그는 "지금의 맨유를 봐라. 아마 5~6명의 선수들은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바랄 것이다. 그들은 새 감독 밑에서 더 나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내 생각에, 텐 하흐 감독에게 남은 경기는 단 1경기 뿐이다. 새로운 감독이 오면 바뀔 수 있다. 현재 플랜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위기에 놓인 맨유. 지금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매 경기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경기 내용]
맞대결을 앞둔 두 팀인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회이룬, 가르나초, 브루노, 래쉬포드, 에릭센, 맥토미니, 달롯, 에반스, 매과이어, 완-비사카가 선발로 나왔고 오나나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코펜하겐은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아슈리, 클라에손, 엘리오누시, 곤살베스, 폴크, 레라허, 옐러르트, 딕스, 바브로, 안커센이 선발 명단을 채웠고 그라바라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른 시간 맨유가 리드를 잡았다. 전반 3분 맥토미니의 패스를 받은 회이룬이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리드를 허용한 코펜하겐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딕스의 패스를 받은 폴크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초반, 맨유에 악재가 닥쳤다. 에반스가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 앉았고 결국 바란과 교체됐다. 맨유가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 28분 박스 안에서 브루노의 패스를 받은 가르나초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쇄도하던 회이룬이 세컨볼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맨유가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30분 브루노의 크로스를 받은 매과이어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잘 풀리던 맨유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닥쳤다. 전반 42분 래쉬포드가 거친 태클을 범했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그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전반 막바지, 코펜하겐이 만회골을 넣었다. 전반 추가시간 곤살베스의 패스를 받은 엘리오누시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해 맨유의 골망을 갈랐다. 종료 직전, 코펜하겐이 기세를 이어 공격을 이어나갔고 끝내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전반 추가시간, 박스 안에서 매과이어가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는 곤살베스가 나섰고 침착하게 마무리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렇게 전반은 2-2로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양 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후반 7분 클라에손의 패스를 받은 바브로가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나나에게 막혔다. 맨유는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고 후반 8분 가르나초의 패스를 받은 달롯이 어려운 각도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코펜하겐이 공격을 이어나갔다. 후반 8분 아슈리의 크로스를 받은 클라에손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나나가 막아냈다. 후반 15분엔 클라에손의 패스를 받은 곤살베스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슈팅을 했지만 이 역시 오나나를 뚫진 못했다.
코펜하겐의 맹공을 막던 맨유가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24분 상대 레라거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고 키커로 나선 브루노가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해 코펜하겐의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가 경기를 끝내고자 했다. 후반 34분 브루노의 패스를 받은 맥토미니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코펜하겐이 다시 균형을 맞췄다. 후반 38분 폴크의 크로스를 받은 레라거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맨유의 골망을 갈랐다. 기세를 이은 코펜하겐.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42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바르다지가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한 번의 바운드를 거친 후, 오나나를 뚫어냈다.
맨유가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갔다. 후반 추가시간, 가르나초의 패스를 받은 브루노가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렇게 경기는 코펜하겐의 4-3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른 시간 두 골로 리드를 잡은 맨유. 래쉬포드의 퇴장이 나오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래쉬포드 퇴장 전까진 맨유가 5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상대에게 슈팅도 1회밖에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퇴장 이후엔 코펜하겐에 주도권을 내줬다. '후스코어드' 기준, 코펜하겐은 래쉬포드 퇴장 이후 점유율을 55.5%까지 끌어올렸고 슈팅도 무려 15회나 시도했다. 이 기간 동안 맨유의 슈팅 횟수는 단 4회에 불과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맨유는 이 경기 패배로 인해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물론 '2위' 코펜하겐과의 격차는 단 1점이다. 하지만 남은 일정이 쉽지 않다. 맨유는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야 하며 올드 트래포드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갈라타사라이 원정을 떠나야 한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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