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평온했던 출근길, 9시 지나자 "늦을 거 같아요, 죄송해요"

서상혁 기자 조현기 기자 2023. 11. 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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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오전 8시 40분.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파업을 앞두고 미리 집을 나선 직장인들도 상당수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한모씨(33·여)는 "9시부터 파업이 시작된 덕에 출근길은 큰 문제가 없었는데, 퇴근길이 걱정이다"라며 "출근길 혼잡은 미리 준비하면 피할 수 있지만, 퇴근은 앞당기지 못하지 않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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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파업 첫날 '출근 대란' 없어…9시 이후 배차 간격 늘어나
퇴근길 우려하는 직장인…아예 서울 출근 포기한 직장인도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경고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서울 사당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노조는 출근시간 등을 고려해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약 하루 반나절 동안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조현기 기자 = "오늘 지하철 파업이라고 해서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빨리 나왔어요. 그런데도 벌써부터 배차 간격이 늘어난 거 같네요. 일찍 나오길 잘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오전 8시 40분.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여느 때처럼 출근길 발걸음을 서두르는 직장인으로 붐볐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파업을 앞두고 미리 집을 나선 직장인들도 상당수였다.

직장인 김모씨(32·여)도 그중 한명이다. 그의 출근 시간은 10시지만 집에서 평소보다 1시간 빨리 나왔다고 했다. 그는 "빨리 출근하든 늦게 하든 직장인에게 출근길은 항상 빠듯한데, 지하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오전 9시. 지하철 배차 현황판에는 파업 여파가 반영된 듯 지하철간 간격이 눈에 띄게 길어졌다. 곳곳에서 "약속시간에 늦어 죄송하다"는 말이 들려왔다. 30대 직장인 오모씨는 "업무 때문에 이동 중인데 5호선 지하철이 평소보다 많이 늦는 것 같다"며 "미팅에 좀 늦을 것 같다 양해를 구한다고 연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벌써 퇴근길을 걱정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한모씨(33·여)는 "9시부터 파업이 시작된 덕에 출근길은 큰 문제가 없었는데, 퇴근길이 걱정이다"라며 "출근길 혼잡은 미리 준비하면 피할 수 있지만, 퇴근은 앞당기지 못하지 않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여의도역은 퇴근길 사람이 무척 많아 플랫폼에 모두 들어설 수 없을 정도인데 오늘은 얼마나 혼잡스러울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이모씨(33)는 아예 서울로 오는 것을 포기했다. 그는 "출근길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퇴근길에 사람들이 몰리면 정말 답이 없을 것 같다"며 "회사에서 마련해준 공유 사무실로 아예 방향을 틀어버렸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약 하루 반나절 동안 파업에 돌입한다. 전날 노사 간 임단협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공사는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열차 운행률을 평소와 같은 100%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 9월25일 연합교섭단 측과 최소한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유지 업무 협정'을 체결했다. 그 외 시간대는 불가피하게 운행률이 떨어져 평일 81% 수준이 될 전망이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8시 운행률 저하로 인한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열차 7대를 비상대기시킨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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