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억설' 류현진, 보라스는 만족할까? 세일즈 시작됐다…"내년에 한국 안 갑니다"

김민경 기자 2023. 11. 9. 10: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2012년 12월 류현진의 포스팅 계약 당시 스캇 보라스(왼쪽).
▲ 팀 사정상 토론토는 류현진의 복귀를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빅리그 복수 구단이 류현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움직였다. 보라스는 미국에서 재기를 노리는 류현진(36)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고, 올겨울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25)도 담당하고 있다. 구단에는 어떻게든 큰 계약을 이끌어내 '악마'로 불리지만, 계약 한 건으로 스타가 될 수도 있는 선수들에게는 이만한 '천사'가 없다.

보라스는 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의 FA 고객들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류현진을 향한 관심도 당연히 있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보라스는 류현진 관련 질문이 나오자 '매우 많은 빅리그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내년에 한국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이자 전직 메이저리그 구단 단장 출신인 짐 보든은 류현진을 FA 랭킹 35위로 꼽으면서 1년 800만 달러(약 104억원) 규모 계약을 할 것으로 바라봤다. MLB.com은 류현진을 노릴만한 구단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탬파베이 레이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5개 팀을 언급했다. 류현진의 원소속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유격 계약 구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라스의 '세일즈'가 그저 몸값을 올리기 위한 허풍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빅리그 커리어는 끝났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 그리고 토론토와 얼마 남지 않은 계약 기간이 걸림돌이었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FA 계약을 한 상태였다. FA 시장에 다시 나와 제대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계약이 끝나는 올해는 마운드로 돌아와야 했다. 류현진은 재활에 매진했고 약 13개월이 지난 시점인 지난 8월 빅리그 마운드에 다시 서는 기적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막바지 토론토의 가을야구 경쟁에 힘을 보탰다.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3패, 52이닝,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막 복귀했던 8월 5경기에서는 3승1패, 24이닝, 평균자책점 2.25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9월 6경기에서는 2패, 28이닝,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다. 재활 복귀 시즌이라 힘이 부쳐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8월 활약 덕분에 와일드카드 시드 확보에 성공했는데, 류현진을 와일드카드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냉정한 면도 보여줬다.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 FA 시장에서 여러 팀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는 류현진

류현진은 지난달 시즌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거취와 관련해 분명하게 답을 하진 못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잔류 의지를 보였다. 류현진은 당시 "한국 복귀는 아직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시간이 지나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한 이야기가 있다면 (메이저리그 잔류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아무래도 내년에는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복귀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시즌 결산 인터뷰를 하면서 류현진과 재결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이와 관련해 '류현진의 복귀는 이번 시즌 최고의 스토리 가운데 하나였다. 선발 등판은 11차례 뿐이었지만, 류현진은 이번 시즌 여전히 정교한 커맨드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알렉 마노아가 불확실한 위험이 있기 때문에 류현진과 1년 계약을 진행하면 선발투수진에 보험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은 클럽하우스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이기도 하다'면서 토론토 잔류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물론 관심 구단이 모두 오퍼를 넣었다고 가정했을 때 토론토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보라스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 보라스는 류현진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이끌 능력이 충분한 에이전트다. 보라스가 이번에도 그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류현진 ⓒ곽혜미 기자

류현진이 미국 잔류 의지를 보이면서 한화 이글스 복귀는 조금 더 미뤄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거 커리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게 되면 꼭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겠다고 공언했다. 지난달 귀국할 때도 류현진은 "(한화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그 마음은 변함없다.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류현진은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다. 7시즌 통산 성적은 190경기, 98승52패, 1269이닝,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완투가 27차례나 되고, 완봉도 8차례에 이른다. 괜히 '괴물'이라 불린 게 아니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첫해 18승, 201⅔이닝,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면서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아울러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부문 모두 1위에 오르면서 KBO 역대 2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한화가 하위권에만 머물며 '암흑기'라 불린 시절에도 류현진은 빛이 났고, 메이저리거의 꿈까지 이루면서 한화 팬들의 자랑이 됐다. 류현진이 선수 생활의 마무리는 한화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 만했다.

미국 잔류를 선언하면서 대전에서 다시 류현진의 투구를 보고 싶은 한화 팬들의 오랜 염원은 당장 이룰 수 없게 됐다. 류현진이 어느 정도 계약 기간을 원하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류현진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시절 유니폼 ⓒ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