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신경전?…中관영 "미국이 성의 보여야"

허리펑-옐런 회담 앞두고 "책임있는 대중 전략 구사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이달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이 "미국 측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대중 관세 철폐 등을 요구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9일 논평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과 회담한다고 언급하며 "국제 여론은 미중 정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근 외교·경제·무역 분야의 고위급 회담과 군축 분야에서 잇따라 열린 미중간 협의가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양측이 발리 합의로 돌아가 정상의 합의를 진정으로 이행하고 간섭을 제거하며 장애를 극복하고 합의를 증진해 성과를 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은 미국 측의 태도에 만족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역시 언행 등을 전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2년 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중미관계 전환기에 미국의 간교한 계책이 있어왔다"며 "소수의 극단적 목소리에 의해 미중 관계가 끌려가지 않도록 책임있는 대중 전략을 구사하는 정치적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구시보는 구체적으로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한 관세 철폐나 공급망 분리 등 분야에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논평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된 관세가 미국 정부에 의해 지정학적 카드로 사용되긴 했지만 그 카드는 이미 낡아 중국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얻기를 희망하지만 워싱턴의 '공급망 분리' 등은 다국적 기업에 무겁고 불필요한 정치적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이 반드시 더 큰 성의를 보여 양국 정상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고 중국이 거듭 강조한 핵심 이익 문제에 대해 태도를 표명해 양국 정상이 만날 수 있는 더 나은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