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 이스라엘, 시리아 내 이란 연계 시설 폭격…중동 긴장 고조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한 달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연계 군사시설을 연이어 폭격하면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미군 전투기들이 시리아 동부에 있는 이란 연계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연계 단체들이 사용하는 시리아 동부의 한 시설에 미군이 자기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날 공습에서 F-15 전투기 두 대가 무기 저장시설을 타격했으며, 이는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에 가해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고 AFP와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스라엘이 아크라바와 사이야다 자이나브 근처에 있는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해 시리아인이 아닌 친이란 무장단체 전투원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수도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에서 서쪽으로 10여㎞ 정도 떨어진 아크라바에는 군 공항이 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은 또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에 있는 레이더 기지도 공습했으며 시리아군이 방공망을 가동해 공격을 저지하려 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했습니다.

시리아 국영 매체들도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 군사 시설을 타격해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오늘 오후 10시 50분쯤 이스라엘 적들이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 방향으로부터 시리아 남부 지역의 일부 군사 거점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이란의 개입을 견제하기 위해 레바논 헤즈볼라와 교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친이란 정권이 장악한 시리아로부터의 로켓 공격에 대응해 공습을 하고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공항을 여러 차례 선제공격해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동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겨냥한 공격도 잦아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예멘 영해에서 미군의 무인 공격기 MQ-9 '리퍼'를 격추하기도 했습니다.

데이나 스트룰 미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지난달 17일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기지가 공격받은 횟수가 41차례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17일에는 이라크 서부와 북부에 위치한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두 건의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는데 이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 주둔 미군에 대한 첫 공격이었습니다.

스트룰 차관보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 인력·시설을 겨냥한 이란과 이란 지원 세력의 공격에 대응해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표언구 기자 eungo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