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 이후 무관’ 부산 농구, KCC 앞세워 정상 등극?

김종수 2023. 11.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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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스포츠의 도시다. 연고지 팀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엄청나다. 아쉬운 것은 인기대비 성적이다. ‘원정팀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도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응원 열기를 자랑하지만 거기에 비해 팀 성적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팬들의 성원만 놓고 따지면 전국에서 최상급을 다툰다. 모기업의 지원도 빵빵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2회에 불과하다. 1984년 첫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만 해도 전성시대가 열리는 듯 했으나 같은 영남팀인 삼성에게도 크게 밀리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1992년 이후 우승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 연도가 가장 오래된 팀이자 현존하는 KBO 리그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와 더불어 단일 리그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이한 팀이다. 우승을 향해 부산 전체가 움직이는 느낌까지 주지만 가을이 가까워지면 힘을 잃어가다가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마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야구만큼은 아니지만 농구 또한 아쉬움의 역사다. 부산 연고 농구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기아 엔터프라이즈 시절인 1997년이 유일하다. 원년 우승의 기쁨과 함께 부산 농구 왕조시대가 열리는 듯 했으나 이후 우승은 남의 지역 얘기가 되고 말았다. 기아를 이어받은 현대모비스가 역대 최다인 통산 7회 우승을 기록 중이지만 첫번째를 제외한 6회는 울산에서 만들어낸 성적이다. 부산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물론 부산은 꾸준한 노력을 했다. 현대모비스가 부산을 떠나자 코리안텐더를 전신으로한 KTF를 부산으로 데려왔다. 당시에도 말은 많았다. 코리안텐더는 나산, 골드뱅크 등으로 팀명을 이어오는 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광주, 여수를 넘어 호남 전체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다른 팀처럼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는 상황이 되자 부산으로 떠나버렸다는 점에서 좌절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KT(전 KTF)도 부산 농구팬들의 우승 갈증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모기업의 지원도 탄탄했고 팬들의 관심도 높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야구 롯데를 오버랩시켰다. 그러던 중 KT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말미암아 수원으로 떠났다. 단 한번의 우승도 없이 부산과의 인연이 끝나버린 것이다.


부산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KT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호남팀을 다시 데려왔다. 전주 KCC가 바로 해당 팀이다. 당시는 전남팀 이번에는 전북팀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KCC는 전신 대전 현대 시절 왕조 전력이라고 평가받던 부산 기아의 시대를 끝내버린 장본인이다. 어찌보면 숙적 중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돌고돌아 부산의 이름을 붙이는데 성공한다. 영남지역에 이미 3개팀이 있었고 전라‧충청을 통틀어 유일한 농구팀이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결국 KCC는 부산과 손을 잡았다.


부산 농구는 올 시즌 그 어느때보다도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CC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역대 양강으로 꼽히는 명문이다. 신선우, 허재라는 명감독 시절, 전주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정규리그 우승 2회의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전주가 농구의 도시가 된 배경에는 KCC와 팬들이 호흡과 사랑이 잘맞은 결과물이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전주 시절의 KCC는 그 어떤 팀보다도 화려한 최고의 명문이었다.


올시즌 KCC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불린다. 현재 성적은 2승 2패로 기대에 못미치고 있지만 멤버 구성 자체가 사기급이다. 기존 라건아(34‧200.5cm), 이승현(31‧197cm), 정창영(35‧193cm), 허웅(30‧185cm)에 FA로 최준용(29‧200.2cm)과 이호현(30‧182cm)을 데려왔다. 새 외국인 선수 알리제 존슨(27·201cm)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이스였던 송교창(27‧201.3cm)도 곧 돌아온다. 이근휘(24‧187cm) 등 식스맨 층도 탄탄하다.


저 멤버로 지는게 이상할 정도다. 현재 부상 중인 최준용과 군 복무 중인 송교창이 가세해 완전체가 된다면 그야말로 압도적 1강이 될 것이다는 분석이다. ‘어우부(어차피 우승은 부산)’, 챔피언결정전은 기본 옵션‘, ’우승해도 본전이다‘는 등의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골리앗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전력은 사상 최강이다.


물론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겉으로 보이는 전력은 그렇다. 다른 팀이 풀 엑셀을 밟으며 코너링을 해야 한다면 KCC는 저속기어로 직진만 잘해도 적수가 없을 것 같은 구성이다. 압도적인 골리앗팀과 부산의 만남이 우승과 왕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 팬들은 전주에서 왕조를 이룬 KCC의 전설이 부산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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