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축구단 하이파, “가족, 친구, 팬들이 죽고 있다”
이스라엘에 있는 마카비 하이파 호텔에서는 축구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로비를 어슬렁거리는 선수, 코치, 스태프는 가족, 지인, 국가 생각에 유로파리그에서 비야레알(스페인)과 맞붙는 걸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였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1400명을 살해했고 인질도 240명 이상을 잡아갔다. 축구팀이 축구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축구팀 마카비 하이파 수비수 신 골드버그는 “선수라면 경기, 전술을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 마음은 여기에 없다”고 8일 가디언에 말했다. 가디언은 “많은 팬들이 죽었고 하이파는 고통스럽게 경기장에 돌아왔다”는 제목으로 제3국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를 치러야 하는 하이파 선수단 심경을 전했다.
하마스-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것은 10월 초다. 이후 선수단은 축구를 이야기하면서도 큰 두려움을 감지했다. 피트니스 코치는 입대하기 위해 변호사를 그만둔 29세 아들을 거론했다. 주무는 71세 아버지가 폭행당한 사실을 전했다.
하이파는 10일 비야레알과의 홈 경기를 위해 키프로스로 이동했다. 하이파 메세이 데고 감독은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데고 감독은 “할머니도 이날 세상을 떠났다”며 “많은 팬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격했고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도 목숨을 잃었다. 수비수 라미 게르손은 “가자 지구에서 딸이 인질로 잡힌 군인 친구가 사망했다”며 “경기장에서 그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게르손은 “친구 축구 선수도 수류탄이 터져 다음달 결혼하는 약혼자와 함께 다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우리 하렐 코치는 “아들이 군대에 있다.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하피아는 현재 1무1패로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최하위다. 최근 국내리그가 중단되면서 경기 감각도 떨어졌고 외국 선수들도 떠났다. 경기 장소는 유럽축구연맹이 중립지역으로 옮겼고 경기도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가디언은 “북부 도시 하이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우리 팀도 유대인, 기독교인, 아랍인 등이 혼합돼 있다”는 선수단 발언을 전했다. 골든버그는 “유대인 선수와 무슬림 선수 사이에 긴장감이 없고 형제와 같다”며 “우리는 인간이다.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게르손은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돕는 게 우리 일이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뿌듯해하고 90분 동안 잊어버릴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좋겠다”며 “하이파 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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