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사건’ 닮았네…상류층 사칭해 30억 뜯어낸 40대女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3. 11. 9. 09: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술가·갤러리 관장 행세하며 중년남성에 접근
해외여행 등 오래 교제하며 신뢰쌓고 돈 뜯어내
결혼 위해 사표 내고 퇴직금까지 준 피해자도
울산 울주경찰서 전경
결혼 중매 앱을 통해 만난 남성에게 접근해 교제를 미끼로 30억원을 가로챈 40대 여성이 덜미를 잡혔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유명 결혼 중매 앱에서 만난 남성에게 접근해 “사업 자금을 빌려주면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남성 7명으로부터 3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부터 사기 행각을 벌였다. A씨가 범행 도구로 사용한 앱은 온라인상에서만 교제할 수 있는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 앱과 달리 직접 상대방을 만날 수 있었다. A씨는 무직이었으나 상류층임을 믿게 하기 위해 예술가나 갤러리 관장으로 행세했다.

피해 남성은 40~50대였다. A씨는 상대 남성과 반드시 한 번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자신의 여유 있는 삶을 보여줘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였다. 교제 기간도 보통 2~3년, 길게는 7년 이상 이어갔다.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친정엄마와 친구로 속였고, 변호사 역할을 대행하는 사람을 고용해 의심을 피했다.

A씨는 투자와 사업 자금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10억원 넘게 뜯긴 남성도 있었다. 또 다른 남성은 A씨와 결혼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수억원의 퇴직금을 주기도 했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받아 챙긴 돈으로 생활비와 사치품을 사는 데 모두 썼다. 매달 카드 사용 금액이 수천만원에 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범행은 한 피해 남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A씨가 체포된 장소는 A씨와 동거를 약속한 한 남성이 장만해 준 집이었다. A씨는 이 집에서 동거 중에도 다른 남성 5명을 상대로 범행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만난 상대방에게 금전 요구가 있다면 우선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