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폐쇄에 대비한 정부 대책 시급”…충남 보령·태안 등 강력 촉구

윤희일 기자 2023. 11. 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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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의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는 것과 관련, 화력발전소가 있는 보령시와 태안군 등 충남지역 기초지자체들이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령시에는 10기의 화력발전소가 있었지만 2기는 이미 폐쇄됐고, 나머지는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쇄된다. 태안에 있는 화력발전소 6기 역시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닫는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에 대비해 미래 신산업으로 1GW 규모의 공공주도 해상풍력단지 건설사업 등 해상풍력 쪽에 힘을 쏟고 있는 보령시는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필요한 배후 항만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9일 밝혔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해상풍력의 설치와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전용 항만이 조성돼야 하지만 현재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서 “해양수산부의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보령신항을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필요한 배후 항만(탄소중립 거점 항만)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태안군은 “화력발전소 폐쇄 지역에 해상풍력과 청정수소발전소 등이 조성된다면 탄소중립 실현과 지역소멸 위기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차원의 대체에너지 조성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안군은 화력발전소가 폐쇄되는 경우 일자리와 인구가 줄어드는 등 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해상풍력단지 조성, 그린수소 산업유치 등 다양한 자구책을 논의하고 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탄소중립의 실현이 우리 시대의 당면한 현안이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화력발전소가 있는 지자체가 떠안아야 할 현실은 냉혹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이나 대안 마련은 미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 군수는 전국 화력발전소의 절반이 충남에 있는 것과 관련, “충청남도와 도내 각 시·군은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대기환경 오염에 따른 주민의 건강 악화는 물론 지역 미관 훼손 등 여러 가지 피해를 감내해왔다”면서 “석탄화력 폐쇄 시 발전소 소재 시·군은 물론 충청남도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면서 충남도와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밖에 보령시와 태안군은 서해안의 해상풍력 개발 지역 중 일부가 국방부(군)의 작전구역 등에 저촉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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