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의 좋은 사례”… 재해 현장서 굶주린 아기에 수유한 멕시코 여경 ‘특별승진’

암브로시오 경관 “모성본능에 이끌려 한 일”
멕시코시티 치안장관 “국격 드높인 행동”

아리스베스 디오니시오 암브로시오 경관이 허리케인 피해 현장서 젖먹이 아기에게 수유하는 모습. 멕시코시티 치안장관 소셜미디어 엑스(X) 갈무리. 연합뉴스

 
허리케인 피해 복구 현장에 파견됐다가 24시간 이상 굶주려 울고 있던 젖먹이 아기에게 모유를 나눠준 멕시코시티 여성 경찰이 특별 승진했다. 이 사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 세계에 퍼져나가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멕시코시티 지역경찰청 역할을 하는 치안부(SSC)는 지난 8일(현지시간) 파블로 바스케스 카마초 멕시코시티 치안장관은 해당 사연의 주인공인 아리스베스 디오니시오 암브로시오 경찰관에 대한 진급을 명했다.

암브로시오는 초급 관리자에 준하는 계급(Suboficial)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게레로주 아카풀코에서 허리케인 피해자를 헌신적으로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암브로시오 경관은 지난달 29일 최고 등급(5등급) 허리케인 ‘오티스’로 쑥대밭이 된 아카풀코에서 다른 동료와 함께 대민 지원 작업을 나갔다 생후 4개월 된 유아에게 모유 수유를 했다.

당시 아이 보호자는 “집은 이미 쑥대밭이 된 상태에서, 이유식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이가) 24시간 이상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을 들은 암브로시오 경관은 갑자기 건물 계단에 걸터앉아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이 SNS를 통해 퍼졌고 큰 화제를 낳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암브로시오 경관은 5세·1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였다. 그는 배고파 울고 있는 아기를 보자마자 모성본능에 이끌려 모유를 나눠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에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제가 한 일은 거의 없었지만, 피해 가족을 지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치안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암브로시오는 시민에 대한 봉사의 소명을 충실히 이행해 국격을 드높였다. 그의 활동은 모두를 위한 휴머니즘의 좋은 사례”라고 치하했다.

한편, 허리케인 오티스는 지난달 25일 새벽 멕시코 서부 해안가를 강타해 휴양도시인 아카풀코와 그 주변 도시에 큰 피해를 남겼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48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