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악대 리듬 연상… 정점의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의 진수’[이 남자의 클래식]
당시 유럽은 17세기 중엽부터
튀르키예 스타일의 문화 인기
피아노 소나타 11번중 3악장
‘터키풍으로’ 연주 지시어 탓에
‘터키행진곡’으로 더 유명해져
광고에 자주 등장해 전 국민이 다 알 만한 클래식 음악 용어가 있다. 바로 소나타(sonata)다. 소나타는 칸타타(cantata)와 대비되는 음악 용어로 칸타타의 어원은 ‘칸타레’(cantare), ‘노래하다’이고, 소나타는 ‘소나레’(sonare), ‘울리다’이다. 쉽게 말하자면 칸타타는 성악곡, 소나타는 기악곡 양식이다.
소나타는 독주를 뜻한다. 피아노의 독주는 피아노 소나타, 클라리넷의 독주는 클라리넷 소나타, 플루트의 독주는 플루트 소나타처럼 말이다. 단 소나타로 불리려면 조건이 있다. 악곡의 양식이 덩그러니 단악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세 개 내지 네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단품 요리가 아닌 격식을 갖춘 코스 요리쯤으로 생각하면 쉽다.
이런 소나타 양식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 바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터키행진곡’이다. 피아노 소나타인데 동시에 ‘터키행진곡’이라 하니 의아해할 이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작품의 원제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A장조 kv.331’이다.
‘터키행진곡’이란 별칭이 붙여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총 3악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엔 악장마다 ‘이렇게 연주하시오’ 하는 의미의 지시어가 붙어 있는데, 1악장엔 느리고 우아하게(andante grazioso), 2악장엔 미뉴에트와 트리오(menuetto e trio), 그리고 3악장엔 ‘터키풍으로 연주하시오’란 의미의 알라 투르카(alla turca)가 붙여져 있다. 이 작품의 모든 악장 중 가장 유명하고 인상적인 악장이 바로 3악장(터키풍으로)이고, 지금까지 ‘터키행진곡’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다. 다시 말하자면 ‘터키행진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중 3악장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3악장의 지시어인 ‘터키풍으로’ 연주하라는 것과 행진곡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27살이던 1783년에 작곡했다. 17세기 중엽부터 이 작품이 작곡된 시기인 18세기 유럽엔 튀르키예 스타일의 문화가 인기를 끌었다. 그 유명한 커피부터 가구나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튀르키예류(流)가 한창이었다. 심지어 군대의 군악대마저 그랬다. 이 곡이 작곡되기 정확히 100년 전인 1683년에도 그랬다. 1683년 제2차 빈 공방전이라 불리는 전투에서 오스만튀르크 군대는 빈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후퇴했다. 이때 튀르키예 군악대는 플루트, 심벌즈, 드럼, 트럼펫 같은 악기들을 챙기지 못하고 퇴각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튀르키예 군악대의 악기들을 전리품으로 거둬들여 승리를 자축했다. 이들은 튀르크식의 의상을 입고 적군의 악기를 연주하며 퍼레이드를 벌였다고 한다.
‘터키행진곡’이 작곡된 1783년은 모차르트가 빈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치던 시기다. 왜냐하면 불과 2년 전인 1781년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던 이탈리아 출신의 클레멘티(소나티네의 저자, 1752∼1832)와 황제 요제프 2세 앞에서 그 유명한 ‘피아노 즉흥 배틀’을 벌여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시기이기 때문이다. 모차르트가 피아니스트로서 정점에 있던 시기에 작곡된 곡인 만큼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
1778년 5월에서 7월 사이 파리에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음악학자들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1783년 오스트리아 빈 혹은 잘츠부르크에서 작곡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터키풍의 론도로 되어 있는 3악장 ‘터키풍으로’(alla turca)는 ‘터키행진곡’이라는 별칭으로 모차르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터키행진곡’이라는 별칭은 모차르트가 직접 붙인 것이 아닌 ‘3악장의 리듬이 터키 군악대 리듬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진 별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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