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1999 "스토리만 봐도 충분히 즐길 가치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서브컬처 장르가 메인컬처로 불릴 만큼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동시다발적으로 수많은 서브컬처 게임이 출시되니까 캐릭터 매력만으로는 게이머들을 사로잡기 어려울 정도다.
게임사들은 이를 타개하고자 매력적인 캐릭터는 기본이고, 차별화된 요소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토리 연출이나 독특한 전투 방식을 메인으로 내세운 게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브컬처 게임이 계속 발전하는 가운데 중국 개발사 블루포크 신작 '리버스: 1999'도 지난 26일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어머니가 계셨구나"라는 대사로 유저들에게 관심을 얻었다. 기자도 해당 대사로 게임에 관심이 생겼고 출시 직후 다른 게임들을 뒷전으로 두고 집중해서 즐겼다.
일주일 동안 밤새 즐긴 소감으로는 스토리는 무겁지만, 플레이는 가벼운 게임이었다. 플레이 타임 중 대부분 스토리를 즐기는 데 투자했다. 현재 버전 스토리를 다 감상하니 다음 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스토리를 시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 탓일까. 일일 퀘스트나 캐릭터 육성 볼륨은 다소 적다고 느껴졌다. 페이스 조절이 나름 장점이지만 한편으론 꾸준하게 즐길 동기 부여가 점점 사라질 수도 있다. 개발진이 향후 업데이트로 이를 어떻게 풀어낼 지도 기대 포인트다.
장르 : 수집형 RPG
출시일 : 10월 26일
개발사 : 블루포크
플랫폼 : 모바일, PC
■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세계관과 스토리
리버스: 1999를 플레이해야 할 이유를 설명하라고 하면 단연 '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 그만큼 리버스: 1999는 다른 서브컬처 게임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 수준으로 스토리에 많이 신경 썼다.
유저는 이야기의 주인공 '버틴'과 함께 '폭풍우'라고 불리는 재난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을 경험한다. 여기서 폭풍우는 하나의 시대를 아예 사라지게 만드는 재앙으로 발생할 경우 시대를 역행한다.
세계관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동일하다. 스토리는 해당 연도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변형시켜서 만든 '가상 역사'를 활용했다. 초반 스토리만 보더라도 1929년에 발생한 미국 대공황에 독자적인 세계관이 더해졌다.
스토리를 이해시키고자 다양한 장치를 준비한 점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다음 에피소드에 넘어갈 때마다 타임라인을 적어둠으로써 각 에피소드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확인 가능하다.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기 전에 특정 정보를 열람하도록 만들어 시대에 대한 정보나 세계관의 일부 등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 덕분에 진행하는 내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스토리를 따라갔다.
다만 유저는 어디까지나 이 스토리를 보는 관찰자에 불과하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흔히 별도의 호칭으로 불리며 주인공이 되는 스토리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리버스: 1999는 탄탄한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되는 스토리의 짜임새부터 장면 연출, 캐릭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까지 어우러지면서 높은 완성도와 몰입감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 전략성과 참신함 돋보인 전투
리버스: 1999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턴제 형식이다. 다만 에픽세븐이나 붕괴: 스타레일처럼 속도에 따라 순서가 정해지는 게 아니라 모든 아군이 공격을 마치면 반대로 적이 턴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유저는 매 턴마다 지급되는 카드를 배치해 캐릭터들의 행동을 결정한다. 카드는 매 스테이지, 턴마다 무작위로 등장하므로 주어진 상황을 잘 활용해서 승리로 이끄는 게 전투의 핵심이다.
여기서 리버스: 1999만의 특별한 시스템인 카드의 '합성'과 '이동'이 등장한다. 합성은 동일한 카드가 맞닿을 경우 한 단계 높은 등급으로 변하는 시스템이다. 등급이 높아지면 피해량 상승할 뿐만 아니라 특수한 효과도 추가돼 전투를 유리하게 만든다.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이동이다. 이동은 원하는 카드를 드래그해서 움직이는 것으로 카드를 합성할 때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카드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공격 횟수를 한 번 사용하므로 다음 턴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용도로만 쓰는 게 좋다.
게임의 전략성을 넓혀준 건 바로 '튜닝'이다. 튜닝은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행동을 하면 얻는 게이지를 사용해서 사용하는 고유 능력이다. 카드 합성을 쉽게 만들어주거나 패가 좋지 않을 때 사용하면 위기를 모면한다.
단점도 명확하다. 전투의 템포가 길다 보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동 전투는 클리어 이후에만 사용 가능하므로 수동 전투가 강제된다. 턴제 전투가 맞지 않는 사람은 질리기 쉽다.
단점 보완도 빠뜨리지 않았다. 각 전투마다 조건을 만족하면 클리어 한 조합으로 자동 전투 전환이 가능하다. 여기에 재현까지 이용하면 한 번의 전투로 최대 4배의 보상을 얻을 수 있어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결국 턴제 방식의 전투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사람은 새로운 규칙에 흥미를 느끼고 즐기기 좋다. 반대의 경우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전투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월정액 상품은 안 사면 손해
리버스: 1999는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콘텐츠가 없다. 즉, 남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 과금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다는 의미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성능 좋은 캐릭터만 노린다면 월정액 상품 구매로 충분하다.
뽑기를 한 번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화는 180개다. 월정액은 재화를 하루마다 90개를 지급하며, 일일 퀘스트를 완료하면 90개를 추가로 얻는다. 이 두 가지만으로 1일 1회 뽑기가 가능해지므로 과금 효율이 좋다.
여기에 캐릭터의 스킨을 추가로 얻고 싶다면 시즌 패스를 고려해 봄직하다. 시즌 패스 구성물의 대부분은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재료와 뽑기에 필요한 재료 두 가지다. 스킨과 함께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
대신 스킨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캐릭터들을 천천히 육성할 생각이라면 굳이 구매할 필요까지 없다. 그래도 꾸준히 즐길 생각이 있다면 월정액 상품 사서 즐기는 걸 추천한다.
■ 스토리 맛집, 서브 게임으로 즐기기 충분
리버스: 1999는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토리를 즐긴 서브컬처 게임이었다. 최근엔 다수의 모바일 게임을 여러 개 즐기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만큼, 매일 적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임일수록 부담이 덜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서브 게임으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초반에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 둘 경우 하루 5분 정도면 일일 퀘스트를 마무리하고 다른 게임으로 넘어갈 수 있다. PC버전을 지원하는 것 또한 플러스 요소다.
다만 스토리 하나만 바라보고 게임을 붙잡고 있기에는 동기가 부족하다. 이는 앞으로 추가될 이벤트들의 행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미 메인으로 하는 게임이 있는 사람들도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인 만큼, 서브컬처 게임과 스토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플레이해 보는 걸 추천한다.
1. 몰입감 있는 스토리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 경쟁 콘텐츠가 없어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3. 일일 숙제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
1. 콘텐츠를 해금하기 위해선 스토리가 강제된다.
2. 턴제 전투가 취향에 맞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3. 꾸준히 해야 할 동기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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