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행에 숨겨진 Z세대 마케팅 포인트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2023. 11.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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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하의 이게 뭐Z?] 유튜브 쇼츠 정지 버튼 누르기, SNS 유행 챌린지로 소통 늘리는 대학교수님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기업 마케팅 담당자라면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떤 홍보 문구와 이미지를 써야 할지 자주 고민할 것이다. Z세대에게 그냥 "이벤트에 참여해보라"고 말하는 것보다 최신 밈(meme)을 함께 갖고 놀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이벤트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제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기업 마케팅 담당자로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해야 한다면 SNS 유행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SNS 유행을 소개한다.

# 딱 맞게 멈춰야 볼 수 있는 영상
‘탕후루 쏘기 내기’ 틱톡. [@onthethe._.sea 인스타그램 캡처]
얼마 전부터 눈에 띄는 유튜브 쇼츠가 하나 있다. 빠른 속도로 뭔가 지나갈 때 그에 맞춰 정지 버튼을 누르면 특정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영상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영상을 정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서 포인트는 그 멈춤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수로 정지 버튼을 2번 눌러 '좋아요'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 영상이 인기인 이유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게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탕후루 재료인 과일들이 양옆으로 움직일 때 정지 버튼을 눌러 탕후루를 완성하는 쇼츠, 릴스, 틱톡 등이 대표적이다. 피자 브랜드의 경우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타이밍에 맞춰 피자 토핑을 올리게 하는 등 다양한 SNS 마케팅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교수님·총장님 덕질이 끝이 없다
한 고등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진학하고 싶은 대학의 로고, 해당 대학의 총장 사진으로 꾸민 포토카드. [@eunji__o5 인스타그램 캡처]
연말이 되면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한층 바빠진다. 11월에는 빼빼로데이와 수능, 12월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초 행사 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을 앞두고는 유독 교수 관련 콘텐츠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전에 이화여대 교수들이 아이돌그룹 EXO의 '으르렁' 무대를 꾸며 화제가 된 것처럼, 최근 여러 대학 교수들이 SNS에서 유행 중인 챌린지에 도전한 콘텐츠가 각 대학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중앙대 총장과 함께 찍은 인생네컷이다. 이른바 '상규네컷'이라고 해서 박상규 중앙대 총장의 프레임을 넣어 인생네컷을 찍은 것이다. 중앙대 가을 축제에 잠깐 등장한 부스로, 중앙대 학생들이 1시간 이상 기다려 사진을 찍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과거에는 교수, 총장 하면 괜히 무섭고 내 이름을 알면 큰일 날 것 같은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이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소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릴스를 보면서 이 같은 콘텐츠를 포토카드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eunji__o5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고교생으로 보이는 계정주가 친구들과 각자 진학하고 싶은 대학의 포토카드를 만들어 릴스로 업로드해놓았다. 포토카드 앞면에는 각 대학 총장의 사진을, 뒷면에는 각 대학 로고를 붙였는데, 이 릴스에서 학생들은 각자 가고 싶은 대학 이름을 외친 뒤 포토카드를 뒤집으며 "총장님 잘 부탁드려요"라는 멘트를 한다. 각 대학 공식 SNS 계정까지 전부 태그하는 등 본격적인 모습이다. 이들의 간절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 학생들이 전부 다 원하는 대학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각 대학이 수능을 앞둔 고교생 사이에서 대학 포토카드가 유행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정형화된 굿즈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한다면 성공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과몰입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법
넷플릭스 시청 목록을 보고 소개팅 상대를 고르는 콘텐츠의 한 장면. [픽시드 유튜브 채널 캡처]
몰입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덕질이 특히 그렇다. 진지하게 몰입할 만한 디테일한 콘셉트가 있어야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부캐 등 하나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SNS 계정을 운영한다면 그에 관한 설득력을 지닌 콘텐츠도 함께 제작해야 한다.

이때 자주 활용되는 방법이 하나 있다. 인스타그램 돋보기 기능으로 흉내 내고 싶은 대상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음악 플레이리스트, 쿠팡 주문 목록, 자주 쓰는 애플리케이션(앱)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관심사를 한 번에 볼 수 있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등 생활패턴이 대략적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럼 만들어낸 캐릭터가 훨씬 생동감 넘치고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깊은 공감도 얻을 수 있다. 이제는 MBTI뿐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단이 많이 생겼다. 인스타그램 돋보기, 음악 플레이리스트, 쿠팡 주문 목록, 자주 쓰는 앱 등 스마트폰에 있는 모든 것이 캐릭터에 대한 기록이자 콘셉트인 시대다.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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