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셋 잃은 85세 할머니, “기부금 모으면서 탄 자전거가 위안이 됐다”
85세 할머니는 자전거에 다시 올랐다. 자녀 3명을 잃은 뒤였다. 슬픔에 젖은 할머니는 자전거에 올라 스코틀랜드 전역을 달렸다. 그러면서 암환자를 위해 모금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 영감도 줬다. CNN은 최근 “마비스 페터슨에게 자전거는 습관 이상이 됐다”며 “자전거는 살아가는 이유, 존재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페터슨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자녀 셋을 잃었다. 1991년 무릎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즐겨탄 자전거에 다시 올랐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스코틀랜드 1000마일(약 1600㎞)을 달렸다. 페터슨은 “자전거가 없었다면 살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터슨은 “온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상상도 못했다. 내 것이 다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남편도 1996년 세상을 먼저 떠났다.
자전거는 그가 겪은 상실감을 극복하는 방법이자 위안이었다. 그는 하루 50마일씩을 달렸다. 그의 레이싱이 알려지면서 가는 곳마다 그를 환영하고 응원하는 인파들이 생겼다. 손자를 만나는 기쁨도 맛봤다. 기복이 심한 지형, 자연에 노출된 도로,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등을 겪었다. 페터슨은 “나는 일반 자전거를 타고 나이가 많아 항상 자전거에서 떨어질 수 있어 조심한다”며 “나는 단지 행복한 사이클리스트”라며 웃었다. 페터슨은 “사람들이 나에게 왜 이렇게 강하냐고 묻는데 나도 모르겠다”며 “그저 나에게는 자전거와 멋진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가파른 언덕을 넘어갈 때 전기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하는 사람도 있었다. 페터슨은 “내가 스스로 해내고 싶었다”며 “나는 자전거에서 내릴 필요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페터슨은 “외롭다고 느끼지 않았다”며 “자전거와 농담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스코틀랜드를 돌면서 모은 돈은 7만 파운드(약 1억1260만원)다. 초기 목표액은 3만 파운드였다. 페터슨은 “사람들이 얼마나 관대한지 놀랐다”며 “기부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페터슨은 2019년 영국에서 6000마일(9700㎞)을 달리기도 했다. 역대 최고령 여성이었다. 달릴 때마다 기부금을 모아 여러 단체로부터 상도 받았다.
“내 나이 때는 훈련하지 않고 뭔가를 할 수는 없다. 힘든 훈련을 하기 때문에 나는 늙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할머니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약간 우울해서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다. 불쌍한 나를 봐라. 자녀를 모두 잃었다. 그런 내가 자전거를 탔고 다른 사람들도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다. 내가 영감이 됐다면 그걸로 족하다.”
숱한 슬픔 속에서도 약해지지도, 늙지도, 이기적이지도 않은 할머니가 주는 인생 교훈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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