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알바’에서 프로 챔프로···최혜미, 동호인 출신 새 역사 썼다

안승호 기자 2023. 11. 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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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미가 우승 트로피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PBA 제공



최혜미(29·웰컴저축은행)가 프로 당구 최초로 ‘동호인 출신’ 우승 역사를 만들었다.

최혜미는 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예은(24)을 세트스코어 4-2(4:11, 11:4, 11:5, 11:5, 6:11, 11:8)로 이기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혜미는 LPBA 14번째이자 한국 선수 12번째 우승 이력을 만들었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학창 시절 유도 선수로 활동한 최혜미는 성인이 돼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며 큐를 잡기 시작했다. 최혜미는 이후로 아마추어 전문선수도 아닌 동호인으로만 활동하던 중 2019년 동호인 대상으로 열린 ‘LPBA 오픈챌린지’를 통해 보폭을 넓히며 프로당구 선수가 됐다.

한 세트를 주고받은 뒤 이어진 3세트부터 최혜미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혜미는 11이닝만에 11점에 도달해 11:5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또 4세트에서는 김예은이 9이닝 동안 공타로 돌아선 사이, 최혜미가 차곡차곡 간격을 벌려 13이닝만에 11:5로 승리, 세트스코어 3-1로 달아났다.

이후 한 세트를 내준 최혜미는 7이닝까지 7:8로 열세였지만 원뱅크샷을 포함, 빠르게 4득점을 추가하며 11:8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최혜미(오른쪽)과 김혜은이 경기 전 악수하고 있다. PBA 제공



최혜미는 최근 10개 투어 상위 32명에게 주어지는 64강 시드 없이 투어 첫 경기인 PPQ(1차예선) 라운드부터 참가했다. PPQ서 이경연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소지혜(PQ), 64강 이우경(에스와이) 32강 히다 오리에(일본∙SK렌터카)를 물리쳤다. 이후 16강서 황민지, 8강서 용현지(하이원리조트), 준결승서는 김민영(블루원리조트)을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반면, 20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21세7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쥔 ‘천재소녀’ 김예은은 통산 세 번째 우승 앞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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