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알바’에서 프로 챔프로···최혜미, 동호인 출신 새 역사 썼다
최혜미(29·웰컴저축은행)가 프로 당구 최초로 ‘동호인 출신’ 우승 역사를 만들었다.
최혜미는 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예은(24)을 세트스코어 4-2(4:11, 11:4, 11:5, 11:5, 6:11, 11:8)로 이기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혜미는 LPBA 14번째이자 한국 선수 12번째 우승 이력을 만들었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학창 시절 유도 선수로 활동한 최혜미는 성인이 돼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며 큐를 잡기 시작했다. 최혜미는 이후로 아마추어 전문선수도 아닌 동호인으로만 활동하던 중 2019년 동호인 대상으로 열린 ‘LPBA 오픈챌린지’를 통해 보폭을 넓히며 프로당구 선수가 됐다.
한 세트를 주고받은 뒤 이어진 3세트부터 최혜미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혜미는 11이닝만에 11점에 도달해 11:5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또 4세트에서는 김예은이 9이닝 동안 공타로 돌아선 사이, 최혜미가 차곡차곡 간격을 벌려 13이닝만에 11:5로 승리, 세트스코어 3-1로 달아났다.
이후 한 세트를 내준 최혜미는 7이닝까지 7:8로 열세였지만 원뱅크샷을 포함, 빠르게 4득점을 추가하며 11:8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최혜미는 최근 10개 투어 상위 32명에게 주어지는 64강 시드 없이 투어 첫 경기인 PPQ(1차예선) 라운드부터 참가했다. PPQ서 이경연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소지혜(PQ), 64강 이우경(에스와이) 32강 히다 오리에(일본∙SK렌터카)를 물리쳤다. 이후 16강서 황민지, 8강서 용현지(하이원리조트), 준결승서는 김민영(블루원리조트)을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반면, 20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21세7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쥔 ‘천재소녀’ 김예은은 통산 세 번째 우승 앞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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