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정치활동 참여요구 너무 잦아”…결국 탈퇴한 쿠팡 노조

조합원 총회서 95% 찬성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매경DB]

쿠팡 배송 기사가 소속된 쿠팡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쿠팡 노조는 민노총이 정치 집회 참여를 요청하고, 쿠팡의 노사 협약을 민노총 전략에 맞춰 무효로 하려는 것에 반발해왔다.

8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쿠팡 노조)는 지난 6일 총회를 개최해 공항항만운송본부 탈퇴안을 가결했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의 95%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합원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쿠팡지부는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상급 단체인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정치적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조합원 권익보다 산별노조의 여러 활동 참여 요구가 잦았고, 조합비 납부를 요구해 쿠팡지부의 이익이 침해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정치적 활동이 아닌 조합원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는 것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며 “조합을 만들었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려 한다”고 전했다.

쿠팡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도 제출했다. 민노총 산하에서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 독립하겠다는 것이다.

쿠팡 노조는 2018년 7월 쿠팡이 직접 고용한 배송 기사인 쿠팡친구(옛 쿠팡맨)가 설립했다. 직고용 기사 7000여명 중 130여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에는 개인사업자 신분의 택배 기사가 소속돼 있는 ‘민주노총 택배노조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지회’와 물류센터지회 등도 있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CLS지회에는 외부용역 기사 약 1만3000명 가운데 50~100명이 가입돼 있으며, 물류센터지회에는 풀필먼트 직원 4만9000여명 중 200명 가량이 소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지회는 민노총에서 탈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