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서울]③구리·하남에 의정부도?…대확장 판 커진다

나원식 2023. 11. 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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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접 지역 편입 시 인구 1500만…도쿄도 넘어서
오세훈, 김포·구리시장 면담…하남·고양 편입 분석도
"전문가 메가시티 서울 만들려면 김포만으로 역부족"

김포시의 서울 편입으로 시작했던 논의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구리와 하남, 고양, 광명, 과천 등 서울 인접 지역들을 아우르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구리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 인접 지역을 모두 편입할 경우 '메가 서울'의 인구는 1500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일본의 도쿄도를 웃도는 규모다. 이런 구상의 현실화 가능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메가시티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김포 외에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이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메가시티서울 인구수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서울-김포·구리시장 면담…하남시장도 입장 표명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13일 백경현 구리시장과 만나 서울 편입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6일 김병수 김포시장에 이은 두 번째 인접 지자체장과의 만남이다. 서울시와 인접 지역 간의 통합 논의가 더욱 확대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오 시장은 "구리, 하남, 고양시 등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이 서울시로의 편입 문제를 제기했다"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런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인근 지역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구리시의 경우 지난 2일 백 시장이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고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통해 시민의 뜻을 확인한 뒤 서울 편입을 원할 경우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현재 하남시장도 8일 하남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서울 편입은) 기본적으로 시민의 의견을 존중해 따라가는 것이 맞다"고 언급하며 여론 수렴 결과에 따른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국민의힘이 앞서 김포시 외의 지역 편입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메가시티 경쟁력 높이려면 수도권 전반 아울러야"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를 통해 김포시만을 서울시로 편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포 외 지역들의 반발이 커질 게 뻔한 데다가 김포 편입만으로 '메가시티 서울'의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키우기도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인구 규모로만 놓고 보면 김포시의 인구는 48만명 정도로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고 해도 서울시의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지는 않는다.

반면 고양이나 하남, 구리 등 실제 움직임이 있는 지자체를 포함할 경우 서울시의 인구는 1150만명가량으로 늘어난다. 의정부 등 인근 지역을 다 합칠 경우 1530만명에 달하게 된다. 이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메가시티 중 하나로 꼽히는 도쿄도(약 1400만명)를 넘어서는 규모다.

서울 경기 인구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과거 서울을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 논의는 수도권 전반을 아우르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서울, 인천시와 함께 '대수도론'을 꺼내든 바 있다. 2018년에는 당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이를 이어받아 서울과 경기도를 합치는 '광역서울도'를 내세워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이번 김포시 편입 논란은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전략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부 지역의 편입 여부를 놓고 논쟁이 확산할 경우 논란만 키우고 정작 실효성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다. 그런 만큼 수도권 내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큰 틀의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김포 편입만을 추진할 경우 지역 간 갈등만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김포 외에도 과천이나 하남 등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행정구역 제도 개편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범위를 대폭 확장하는 게 지역 불균형 현상을 되레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김포시만을 편입할 경우 분쟁만 발생할 가능성이 큰 데다가 과연 메가시티로서의 장점을 살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서울 인근 지역 대부분을 편입할 경우 서울이라는 희소성을 약화시켜 서울 집중화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시키고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광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포시가 (편입)되고 또 다른 시들이 요구를 하는 식으로 나가면 굉장히 사회적 갈등이나 비용이 많이 들 가능성이 크다"며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도권 지자체들이 참여하는 연합 기구를 결성해서 교통 문제라든가 광역 의료 문제, 매립장 문제 등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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