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전청조 보자마자 "뭘 봐"…첫 대질 조사 분위기 '살벌'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가 옛 연인 전청조(27)를 경찰서에서 마주했다.

남현희는 8일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석해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와 대질 신문 등 밤 11시 15분까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번 조사에선 이들을 고소한 아카데미 학부모 1명도 참석해 삼자대면이 이뤄졌다.

조사실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질 신문 시작과 동시에 남현희가 전청조를 향해 "뭘 봐"라며 날카롭게 쏘아붙이자, 경찰이 원만한 진행을 위해 발언 순서를 정하기도 했다.

주된 쟁점은 남현희가 전청조의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였다.

학부모는 남현희가 전청조의 범행을 모두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전청조도 남현희가 올해 3월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현희는 전청조의 사기 범행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자신도 철저히 속았다는 취지의 태도를 고수한 걸로 보인다.

실제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해 오후 8시쯤 끝났으나 이후 남현희와 전청조가 피의자 신문 조서 내용이 자신의 진술대로 적혔는지를 확인하는 데 3시간가량 더 걸렸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남현희는 "대질 조사에서 어떤 말을 나눴느냐" "억울한 점 있으면 말해달라"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남현희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란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연속해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남현희는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속았다"며 "남들은 피해본 것이 돈이지만 나는 돈도 명예도 바닥이 나고 가족들과 싸움이 일어나고 펜싱 아카데미도 운영 못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지금 죄인처럼 조사받고 2주째 집 밖을 못 나가는 상황들이 왜 같은 피해자 중에 나만 이런 현실에 처해있나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남현희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가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청조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사기 피해자수는 20명으로 피해 규모는 26억여원에 이른다.

[사진 = 남현희/ 소셜미디어,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