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 민사재판 증인 출석…초지일관 “내 업무 아니다”

이방카 트럼프가 부친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빠, 남동생에 이어 법정 증언대에 섰습니다.

현지 시각 8일 이방카는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의 자산가치 조작과 관련한 민사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이방카는 피고 신분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과는 달리 증인 자격으로 뉴욕주 검찰 측 대리인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당초 뉴욕 검찰은 이방카에 대해서도 “트럼프 그룹의 자산가치 조작에 역할을 했다”며 기소했지만, 2017년 이후 백악관 선임보좌관 직을 맡은 이후 업무를 맡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에서 제외됐습니다.

이 때문에 검찰 측 대리인은 이방카가 트럼프 그룹의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2016년 이전의 사례를 캐물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그룹이 워싱턴D.C.에서 운영했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트럼프 그룹은 지난 2013년 미 연방총무청(GSA)으로부터 연 300만 달러(약 39억 3천만 원)를 내는 조건으로 19세기에 건설된 우체국 건물을 장기 임차한 뒤 2016년 대선 직전 호화 호텔로 바꿔 개장했습니다.

검찰 측은 이방카가 GSA와 교섭하고, 거래 은행인 도이치뱅크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이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방카는 시종일관 “내 업무가 아니어서 모른다”라거나 “재무 관련 서류는 내가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앞서 오빠인 트럼프 주니어와 동생 에릭이 재무 관련 서류에 대한 질문에 모르쇠를 고수했던 것과 동일한 반응이었습니다.

다만 동생 에릭이 검찰 대리인의 질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법정 내 긴장감을 높인 것과는 달리 이방카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형사재판 4건과는 무관한 별개의 민사 사건입니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그룹에 2억 5천만 달러(약 3천280억 원)의 부당이득 환수와 트럼프 일가의 뉴욕주 내 사업 영구 금지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트럼프의 변호인 측은 이 재판을 12월 15일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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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