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호날두급이네"…인재 경쟁에 몸살 앓는 '이곳'

장서우 2023. 11. 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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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헤지펀드로 꼽히는 마샬웨이스의 폴 마샬 창립자 겸 회장이 "재간접(multi-manager) 펀드의 흥행으로 인해 펀드 매니저들의 몸값이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맞먹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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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연봉이 호날두급"
헤지펀드 업계, '인재 경쟁'에 몸살
마샬웨이스 창립자, 홍콩 컨퍼런스서 업계 관행 지적
"재간접 펀드로 업계 재편…펀드 매니저 몸값 치솟아"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 최대 헤지펀드로 꼽히는 마샬웨이스의 폴 마샬 창립자 겸 회장이 “재간접(multi-manager) 펀드의 흥행으로 인해 펀드 매니저들의 몸값이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맞먹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샬 회장은 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투자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재간접 펀드가 헤지펀드 산업 전체를 재편한 결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말도 안 되는(silly) 금액을 제안받기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호날두와 같은 유명 축구선수의 영입 과정에 비유했다. 마샬 회장은 “모든 이들이 호날두를 자신의 팀에 두고 싶어 하지만, 호날두(와 같은 수준의 기량을 보유한 선수)는 여러 명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모두(펀드 매니저)가 호날두와 같은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재간접 펀드(fund of funds)란, 말 그대로 펀드 안에 또 펀드를 담는 형태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펀드에 재투자해 위험 분산이 가능하게 한다. 유럽에선 시타델, 밀레니엄매니지먼트, 포인트72자산운용 등이 재간접 펀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재간접 펀드를 운용하는 헤지펀드들은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전문 트레이더들로 구성된 팀에 관리를 맡긴다. 이 때문에 수수료 산정 방식도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운용 수수료 2%에 성과 보수 20%가 업계 표준으로 통용된다. 반면 재간접 펀드 운용 과정에선 운용 수수료 대신 ‘패스스루(pass-through)’ 모델이 적용된다. 이 모델 하에선 사무실 임대료나 데이터 관리, 급여‧보너스, 고객 접대 등에 필요한 비용 일체가 펀드를 관리하는 헤지펀드가 아닌 최종 투자자에 전가된다. 관리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펀드 매니저의 투자 성과에 따라 20~30%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는 식이다.

높은 성과가 최우선 순위인 만큼 운용 능력이 뛰어난 펀드 매니저를 영입하기 위한 헤지펀드 간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다. 그 결과 수백만 또는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사인온보너스(신입 직원에게 지급하는 1회성 인센티브)와 20~30% 수준의 개별 성과급, 유급 안식휴가 등이 고착화했다. 실제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알나스르에 입단할 당시 계약했던 연봉인 2억달러(약 2623억원)에 맞먹는 보수를 손에 쥔다.

전통 헤지펀드들 모두가 이런 관행을 따르는 분위기다. 640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마샬웨이스 역시 주력 상품인 유레카 펀드 운용 매니저들 중 높은 성과를 낸 이들에게 펀드 가치의 0.75% 수준의 보상 할증을 추가로 지급했다.

마샬 회장은 “일부 트레이더들은 매우 높은 사인온보너스를 얻고 2~3년 뒤 해고되더라도 금방 다른 곳에 취업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개런티 서핑(surfing the guarantee)’이라 부른다. 마샬 회장은 “재간접 펀드 플랫폼에서의 채용 관행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닭을 사육하는 것과 같다”며 “고객을 위한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선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PAG의 공동 설립자 크리스 그라델도 자사 헤지펀드 사업부 일부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8자리 숫자의 사인온보너스를 제안받았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업계가 완전히 미쳐있다”고 말했다. 그라델은 “이런 흐름은 일시적일지라도 매우 옳지 않다”며 “특정인들에겐 좋을지 몰라도 고객의 이익과 업계 전체를 모두 해치는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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