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 사진 잘 찍는 법] 셔터스피드 값 길게 잡고 삼각대·ND필터는 필수

한국산사진클럽 정현석 작가 2023. 11. 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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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운해. 단순히 운해만 찍은 것이 아니라 소나무를 부제로 선정해 작품성을 끌어 올렸다.

운해는 정말 환상적이다. 그런데 사진으로 담은 운해가 눈으로 본 운해의 장대함의 절반도 채 담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산악사진가 정현석 작가에게 운해 사진 노하우를 전해 듣는다.

1 운해 촬영 주의할 점은?

운해는 사진 찍기 좋은 아침, 고기압권의 맑은 날씨 속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바람이 불지 않고, 습도가 높으며, 전날의 최고기온과 당일 아침 최저기온의 차이가 많은 날 발생한다. 이런 날 산정이나 능선에 올라 가라앉은 운해들을 바라보며 촬영할 때 느리게 흐르는 운해를 구름처럼, 폭포처럼 표현하게 되면 멋진 사진 작품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카메라 세팅은 저속 촬영을 해야 한다. 즉 ISO 값을 최대한 낮추고 조리개 값 F를 13 이상 높여 촬영한다. 카메라 촬영 모드를 수동촬영(M모드)으로 하여 모든 카메라 값을 촬영자가 설정하면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조리개 값, ISO 값을 낮추고 셔터스피드 값(S)은 최대한 낮게 하는 것이 베스트다.

더 길게 셔터스피드 값을 설정할수록 운해는 마치 구름처럼 흐르는 모습을 띤다. 이러한 장면을 촬영할 땐 낮 시간대라도 필히 삼각대를 설치한 다음 ND필터를 사용해야 한다. ND필터Neutral density filter는 중성 농도 필터라는 의미로 광량(빛)을 감소시켜 렌즈에 유입되는 빛의 양을 줄여 주어서 밝은 아침이나 낮 시간에도 긴 시간 동안 피사체를 함축시켜 담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 한마디로 카메라에 선글라스를 씌워주는 원리라고 보면 된다.

2 출사지를 선정하는 비법은?

운해가 나타나는가, 나타나지 않는가는 전적으로 하늘에 달려 있다. 그 지역이 어떤 지역인가보다 그 지역의 기상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는 운해가 잘 생기는 조건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운해가 나올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몇 가지 팁을 숙지하면 좋다.

첫째는 내가 촬영하고자 하는 지역의 일몰 직전 기온이 주변지역보다 낮아야 한다. 이때 전날 최고기온과 비교해서 아침 기온이 현저히 낮을수록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0℃ 이상 차이가 있을 때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예상지역의 습도, 온도 예보를 미리 확인해 대략 90% 이상일 때 가능성이 높다.

셋째는 전날부터 당일까지 바람이 잔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수치로 말하자면 당일 아침 바람이 1m/s 이하로 예보되는 경우 운해가 생길 확률이 아주 높다. 또 전날 저녁까지 비가 온 경우에도 운해가 곧잘 나온다.

기상청 날씨예보. 멋진 운해를 촬영하려면 사전에 운해 출현 조건이 잘 갖춰져 있는지 기상 정보를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기 예보는 바람이 1m/s 이상이고, 습도도 90%보다 낮으므로 운해가 생길 확률이 낮다.

3 운해가 잘 나오는 산은?

아무래도 주변에 호수나 강 등이 가까이 있는 산들이 일반적인 산들에 비하여 운해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다. 마이산, 덕유산 그리고 태기산, 대둔산, 주왕산 등이 운해가 잘 들어오는 편이고 설악산, 지리산 등 높은 산들은 비 온 뒤에 운해가 생기는 빈도가 높다.

4 운해와 같이 찍으면 좋은 것은?

산 정상이나 높은 능선에 올라 산 아래 넓게 깔려 있는 운해를 보게 되면 누구나 아름다움을, 나아가 황홀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보게 되면 벅찬 감격을 맞는다. 그리고 스마트폰 혹은 카메라로 연신 그 장면을 담아낸다.

그러나 정작 그 사진들은 큰 감동이나 별다른 아름다움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운해와 떠오르는 태양을 힘든 산행 끝에 눈으로 볼 때의 아름다움이나 감동이 사진과는 전혀 다른 별개가 되곤 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일반 아마추어들이 놓치는 중요한 것이 있다. 이는 꼭 운해가 아니더라도 전망대에 올라 멀리 펼쳐진 아름다운 산 전경을 스마트폰이나 카메라에 담아놓고 다시 보면 별로 감동적이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유다.

바로 운해와 떠오르는 태양 외에 그것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멋진 작품적 요소가 될 수 있는 부제를 함께 촬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운해와 더불어 한쪽에 아름다운 소나무라든지 아니면 산정에 피어나는 야생화, 고사목, 나아가서는 단풍든 나무, 능선 등을 같이 넣어서 촬영해야 비로소 운해와 더불어 완성된 운해 사진 작품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촬영지 주변에 그러한 요소들을 미리 충분히 찾아 촬영 장소를 정한 후, 천천히 카메라 세팅을 준비해 피어나는 운해를 함께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5 운해 촬영을 위한 산행 노하우는?

대부분 운해 장면을 보기 위해서는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에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멋진 운해를 보기 위해서는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가야 한다. 그러니 촬영 장비 또는 배낭을 지나치게 무겁게 하고 산행하는 것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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